좋은 동네에 살면 막연히 건강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동네가 도대체 어떤 동네인지 명확하지 않고, 그 동네 사람들은 원래 건강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좋은 동네 환경이 실제 건강을 좋게 해주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저명한 국제 학술지 랜싯 공공보건 편에, 거주지 환경이 건강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는 평균 나이 44세인 핀란드인 총 11만4786명을 약 14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거주지 변화에 따른 주요 질환 발생 관계를 조사했다. 다양한 건강 지표를 감안해, 좋은 동네 요건으로 교육 수준, 평균 수입, 고용률, 녹지 공간 등이 충분한 곳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열악한 동네에서 계속 거주했던 사람들과 비교해, 열악한 동네서 좋은 동네로 이사한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률이 16%, 중풍은 51%, 피부병은 28%, 골관절염이 13% 줄었다. 반면 좋은 동네서 열악한 동네로 이주한 사람들은 이런 질환이 늘어났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좋은 동네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절주, 금연, 운동 등 좋은 생활 습관 분위기를 꼽았다. 좋은 동네 사람들은 건강 관련 정보에 민감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열악한 동네에서도 충분히 좋은 동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음이 넉넉하고, 지적인 이웃과 주로 교류하고, 좋은 생활 습관을 따르려고 노력하고, 주위 녹지 공간을 최대로 활용한다면, 내가 사는 동네가 좋은 동네가 되어 더 건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