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열린 '2024 CO-SHOW'에서 관람객이 확장현실(XR) 기기를 이용해 반도체 공정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의 확장현실(XR) 산업 경쟁력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산업연구원은 ‘국가별 XR 산업 동향 및 경쟁력 제고 방안’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산업연이 실시한 XR 산업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 결과, 한국의 종합점수는 75.4점이었다.

이는 종합점수 1위인 미국(95.6)에 20점 이상 뒤쳐지는 결과다. 중국(85)과 일본(78.8)보다 경쟁 열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6개월 기술 격차를 5점 차로 평가했는데, 미국엔 2년, 중국과는 1년가량의 기술 격차가 있다는 셈이다.

디바이스(완제품), 디바이스(부품), 콘텐츠(문화), 콘텐츠(산업), 플랫폼, 통신 네트워크, 정책․규제 환경 등 7가지 부문을 평가했는데, 한국은 통신 네트워크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졌다. 통신 네트워크 환경은 5G 상용화 및 선도적 6G 개발 추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미국이 빅테크(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해 XR 산업을 주도 중이며, 디바이스부터 플랫폼까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 및 XR 관련 기업 육성, 산업단지 구축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며, 각 지방정부에서도 지역별 특화 정책을 활발히 시행 중이라고 했다.

글로벌 점유율에서도 한국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2022년 VR·AR 매출은 1.25조원(약 8.5억 달러)로 글로벌시장(321억 달러)의 2.6%에 불과했다. 올해 XR 글로벌 시장규모는 404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97%로 620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한국 XR 산업 경쟁력 증진을 위해서 전략적 R&D 및 실증 확대와 국내 XR 생태계 활성화 및 융합형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XR 디바이스 기업의 R&D 성과가 시장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실증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