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사업은 뜻밖에 ‘돈이 좀 되는’ 분야다.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쓰레기 처리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데, 영세한 기존 업체들은 처리량이 제한적이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뛰어들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스타트업이 쓰레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 설립된 이큐브랩은 깨끗한 길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압축 쓰레기통’을 만들었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통 안의 압축기가 작동해 쓰레기 부피를 5분의 1로 줄인다. 압축기 동력은 쓰레기통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전기다. 쓰레기 수거 횟수가 줄어들어 비용·인력 낭비가 덜하다.
2016년 울산과학기술원 대학생들이 모여 설립한 리플라는 특정 플라스틱만 분해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분리수거를 돕는 업체다. 음료수 병만 해도 병은 PET, 뚜껑은 PS(폴리스티렌) 등 여러 플라스틱이 섞여있는데, 이 중 하나만 제거해도 남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쉽다.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이며, 지난 8월 초기 투자를 받았다.
이스라엘 친환경 스타트업 UBQ 매터리얼스는 일반 쓰레기로 ‘대체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종이·골판지·플라스틱·유리 등의 재활용품 쓰레기를 세척·건조한 뒤 잘게 부순 다음 압력을 가하면, 플라스틱과 비슷한 물성을 갖는 작은 알갱이를 만들 수 있다. 이걸로 상자나 파이프, 화물 운반대 등을 제작 가능하다.
덴마크의 투굿투고(Too Good To Go)는 ‘식당 마감 할인’ 플랫폼이다. 팔고 남은 음식을 처리하려는 음식점과 싼 가격에 음식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려지는 음식이 아깝다는 생각에 창업했는데, 결과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2016년 설립 이후 덴마크 내 470만 끼니가 버려지는 대신 누군가의 저녁 식사가 됐다.
지금은 연 매출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세계 최대 폐기물 수거 업체가 된 1-800-GOT-JUNK?도 1989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수거 사업은 더럽고 고되지만, 일하는 사람들까지 더럽게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창업자는 깔끔한 유니폼으로 단장한 직원들이 깨끗한 트럭을 몰고 가 쓰레기를 거둬가고, 재활용·기부까지 하는 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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