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해 ‘지구 최강 돌물'이라 불리는‘물곰’ 5000여 마리가 다음 달 우주에 보내진다. CNN방송은 28일(현지 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다음달 3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물곰을 비롯한 과학실험용 생물과 장비를 실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크기가 1mm에 불과한 물곰은 최고 섭씨 150도, 최저 영하 273도까지 견딜 수 있고, 사람에게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돼도 생존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1200종에 달하며 깊은 바다와 남극 얼음 속 등 지구 곳곳에 살고 있다.
NASA는 물곰을 활용해 인간이 우주에서 겪게 될 환경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할지 연구한다는 구상이다. 물곰이 우주 환경에서 어떤 유전자를 작동시켜 적응하고 생존하는지를 분석해 이를 인간에게도 알맞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곰이 우주 방사선에 맞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낸다면 이는 우주비행사들이 항산화 물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토머스 부스비 와이오밍대 분자생물학 조교수는 “우주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우주 비행사와 다른 생명체를 보호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안전하고 장기적인 우주 정착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밝혔다.
물곰이 우주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유럽우주국(ESA) 무인 우주선에 탑승한 물곰은 인간은 단 몇 분도 버틸 수 없는 우주 환경에서 12일간 생존했고, 2019년 달에 추락한 이스라엘 무인 탐사선 베레시트에도 물곰이 실려 있었다.
NASA는 다음달 우주에 쏘아올릴 로켓에 물곰뿐 아니라 야광 능력을 갖춘 3㎜ 크기의 새끼 짧은꼬리오징어 128마리도 ‘탑승'시킬 예정이다. 이 오징어는 몸 안에 발광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특별한 기관이 있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낼 수 있다. 우주정거장의 미세중력 환경이 동물과 미생물 간 상호 작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인간과 유사한 면역체계를 가진 오징어가 우주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