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뿐 아니라 극지방과 고산지대 빙하 등 전 세계의 얼음도 빠르게 녹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남극 빙하는 2002년부터 매년 1510억t씩 녹거나 떨어져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의 빙하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프랑스 툴루즈 대학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그린란드와 남극을 제외한 세계 빙하는 연간 2670억t씩 사라졌다. 녹는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10년마다 480억t씩 더 많이 녹고 있다고 한다.

2009년 7월 그린란드 남부 나르사크 마을 앞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발 약 3200m 높이인 그린란드의 정상에서 지난 14일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올여름 그린란드에서는 이상고온현상이 두드러져 예년 여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빙하가 녹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한반도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북극의 해빙(海氷·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도 1980년 이후 375만㎢ 줄었다. 40년 동안 해마다 한국 면적에 가까운 크기가 사라진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전 지구의 기온 상승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지난 9일 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도 2050년 이전에 최소 한 번은 9월 중 북극 해빙이 거의 다 녹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2006년 이후 해수면은 매년 평균 3.7㎜씩 상승했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5~2014년 대비 최소 28㎝에서 최대 1m 이상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극지방의 온난화는 해수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중위도 날씨를 좌지우지하는 기류의 순환과 관련 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북극이 따뜻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바람(제트 기류)이 느려진다”며 “공기 덩어리가 한곳에 오래 머무르게 돼 극한 폭염이나 폭우가 장기간 이어지는 이상 기후가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