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국방안보포럼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30년 군 생활을 마치고 최근 전역한 최 함장은 "천안함 승조원들이 패잔병 취급을 받지 않도록 명예회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1. 3. 19 / 장련성 기자

최근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가 천안함 장병 사망 원인 재조사에 착수했다가 각하한 것과 관련, 일부 네티즌들이 정부의 재조사 결정에 항의했던 천안함 폭침 전사자 유족들과 생존 장병들에 대해 막말 공격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7일 페이스북에 “미안하지만 난 죽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자신이 받은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한 네티즌은 최 전 함장에게 “난 여지껏 자살안한 니가 더 괴상해. 하다못해 침몰하는 고깃배 선장도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 사십명 넘는 젊은 군인들 수장시켜 놓고도 원인 파악조차 못했던 쓰레기 주제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페이스북

최 전 함장이 6일 공개한 사진에는 한 네티즌이 “황당하구만. 경계에 실패하고도 초고속 승진한 사람이 이젠 거짓을 강요하는 웃픈 현실!”이라며 “숨기는 자가 범인인 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라고 쓴 부분도 나온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도 “천안함은 그냥 경계에 실패한 패잔병일 뿐”이라며 “떼지어 죽었다고 다른 호국영령들보다 더 극진한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클리앙

최 전 함장은 “‘경계실패한 장수가 무슨 말이 많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유족회장님과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다시 느꼈다. 우리는 혼자다”라고 썼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천안함 재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의 글을 올리며, “정말 한 번 해보자는 것인가? 더이상 잃을 것 없는 사람들 건들지 마라”고 했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장병 전우회장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로 진정제를 맞기도 했다고 한다.

앞서 최원일 전 함장과 천안함 전사자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고 민평기 상사의 형 광기씨 등은 6일 청와대를 방문해 천안함 재조사와 관련한 항의 면담을 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 면담 ▲규명위의 재조사 결정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와 이인람 위원장 등 책임자 처벌 ▲청와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 측은 “규명위는 독립기관이라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이후 지금까지 이번 건에 대한 언론 기사만 보고 있을 뿐 별도 보고를 받거나 내부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