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가 천안함 장병 사망 원인 재조사에 착수했다가 각하한 것과 관련, 일부 네티즌들이 정부의 재조사 결정에 항의했던 천안함 폭침 전사자 유족들과 생존 장병들에 대해 막말 공격을 하고 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7일 페이스북에 “미안하지만 난 죽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자신이 받은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한 네티즌은 최 전 함장에게 “난 여지껏 자살안한 니가 더 괴상해. 하다못해 침몰하는 고깃배 선장도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 사십명 넘는 젊은 군인들 수장시켜 놓고도 원인 파악조차 못했던 쓰레기 주제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 전 함장이 6일 공개한 사진에는 한 네티즌이 “황당하구만. 경계에 실패하고도 초고속 승진한 사람이 이젠 거짓을 강요하는 웃픈 현실!”이라며 “숨기는 자가 범인인 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라고 쓴 부분도 나온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도 “천안함은 그냥 경계에 실패한 패잔병일 뿐”이라며 “떼지어 죽었다고 다른 호국영령들보다 더 극진한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최 전 함장은 “‘경계실패한 장수가 무슨 말이 많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유족회장님과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다시 느꼈다. 우리는 혼자다”라고 썼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천안함 재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의 글을 올리며, “정말 한 번 해보자는 것인가? 더이상 잃을 것 없는 사람들 건들지 마라”고 했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장병 전우회장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로 진정제를 맞기도 했다고 한다.
앞서 최원일 전 함장과 천안함 전사자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고 민평기 상사의 형 광기씨 등은 6일 청와대를 방문해 천안함 재조사와 관련한 항의 면담을 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 면담 ▲규명위의 재조사 결정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와 이인람 위원장 등 책임자 처벌 ▲청와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 측은 “규명위는 독립기관이라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이후 지금까지 이번 건에 대한 언론 기사만 보고 있을 뿐 별도 보고를 받거나 내부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