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거리에 설치된 온도계가 39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의 낮 기온이 오후 3시 기준 35.2도를 기록했다. 이 ‘서울 기온’이란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값이다. 하지만 구별로는 편차가 최대 2도 가까이 벌어졌다. 한반도에서 서쪽과 남쪽이 덥고, 동쪽과 북쪽이 덜 더운 현상은 서울 시내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기상청의 지역별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상세관측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는 36.5도로 나타났다. 반면 노원구는 34.6도, 은평구는 35.2도였다. 서울 남쪽과 북쪽이 최대 1.9도의 차이를 기록한 것이다. 도봉구의 같은 시각 기온은 32.6도였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강남과 강북의 온도차는 3.9도로 커진다. 다만 도봉관측소는 기상청이 ’관측환경 개선 대상'으로 지정한 곳이다. 세계기상기구가 권고한 관측 환경에 미치지 못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서쪽과 동쪽의 기온 편차도 심했다. 같은 시각 서울 서쪽의 강서구는 36.4도, 영등포구는 36.6도를 기록했다. 반면 동쪽의 강동구는 34.8도, 중랑구는 35.1도였다. 강서구와 강동구를 기준으로 하면 1.6도의 차이가 난다.

상황은 아침부터 비슷했다.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강남구는 31.3도를 기록했으나, 노원구는 29.3도를 기록해 2도의 차이가 있었다. 강서구는 30.8도, 강동구는 29.7도로 1도가량 차이가 났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강남구는 오후 3시 35분 37도까지 치솟았다. 영등포구는 오후 3시 25분쯤 37.2도까지 올랐고, 강서구도 오후 2시40분쯤 37.1도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에서 가장 기온이 높았던 양천구는 오후 3시 47분쯤 38.3도를 찍었다. 반면 노원구의 이날 최고 기온은 35.3도(오후 3시 26분)였고, 강동구도 35.8도(오후 4시 24분)였다.

한반도의 ‘서고동저(西高東低)’ 기온 분포가 서울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서고동저 현상은 동해상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중심에서 불어온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갈 때 수증기는 사라지고 공기는 단열압축으로 따뜻해지면서 내려가는 것에 기인한다. 다만 서울 안에서의 현상을 연결짓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이 넓은 만큼 각 구별로 지역적 특성에 따라 온도에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공원이나 산 등 녹지나 수변공간의 규모 같은 도시 환경적 특성에 따라 관측되는 기온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2일 오후 3시 기준 서울의 각 구별 관측소에서 관측된 기온. /그래픽=이동운

이날은 1년 중 가장 덥다는 절기 ‘대서’였다.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에서는 이날 오후 2시 58분쯤 40.2도가 관측됐다. 올해 들어 자동기상관측장비에서 40도 이상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곳의 관측소도 환경이 좋지 않아 기상청은 참고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시내의 보도에 설치된 한 온도계는 39도까지 치솟았다. 다만 관측소에서 관측된 수치가 아니기에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7월에 가장 기온이 높았던 때는 1994년 7월 24일로 38.4도까지 올랐다. 2018년 7월 31일에는 38.3도를 기록했다.

최근 한반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22일은 35도 이상의 높은 기온이 오후 2시~5시에 예상되고, 낮 기온 33도 이상이 저녁 6시 전후까지 지속되겠다”며 “밤에는 최저기온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서울과 인근 도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