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7일 오전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있는 쓰레기 산에서 포클레인들이 삽질할 때마다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고운호 기자

미국 CNN등 외신에 보도된 20만t 규모 폐기물로 이뤄진 경북 의성 ‘쓰레기 산’이 내년 3월쯤 사라질 전망이다. 부지에 폐기물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한지 5년만이다.

의성군은 30일 단밀면의 방치된 폐기물 19만 2000t중 18만 8000t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남은 4000t은 내년 1월까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등을 포함해 3월까지 쓰레기 산을 완전히 없앤다는 방침이다.

의성 쓰레기 산은 지난 2016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2008년 의성군으로부터 폐기물재활용업 허가를 받은 A업체는 경영이 악화되자 폐기물을 쌓아두고 방치했다.

방치된 폐기물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불을 잡기 위해 뿌린 소방수가 쓰레기에 섞여 오염돼 흐르는 등 환경 문제가 지적되자 의성군이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의성군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A업체에 대해 내린 행정처분은 20여차례에 달한다. 고발은 6차례였다.

결국 A업체는 2019년 5월 폐기물 처리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허가가 취소됐다.

폐기물 처리가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의성군은 환경부와 경북도 등이 지원한 예산 282억원으로 폐기물을 치웠다.

현장에는 선별·파쇄·분쇄 시설을 설치했고, 최대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처리했다. 30일 현재까지 처리된 폐기물 18만t 중 12만 8000t이 재활용됐고, 4만 7000t이 매립됐다. 1만 3000t은 소각 처리됐다.

30일 경북 의성군 단밀면의 쓰레기 산이 정리된 모습. /의성군

한때 바닥 면적만 축구경기장(7500㎡) 2배가 넘고, 3층 건물 높이(15m)로 쌓여 쓰레기 산으로 불릴 정도였던 폐기물 더미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단밀면 현장에는 여전히 4000t 규모의 쓰레기가 산적해있지만 조만간 재활용과 소각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이날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처리 현장을 방문해 의성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의성군은 향후 A업체 법인을 상대로 행정대집행 비용으로 쓰인 282억에 대한 비용을 청구할 방침이다.

쓰레기 산이 사라진 부지는 자원의 소중함을 새기는 교육 공간 ‘의성 에코그린파크’로 활용할 전망이다. 자원순환교육관과 기억의 숲, 기념 전시벽 등을 조성해 쓰레기 산과 같은 환경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쓰레기 산으로 인해 많은 국민께 걱정을 끼치게 돼 죄송스럽다”면서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재발 방지와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