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라진 소똥구리 복원 연구를 진행 중인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소똥구리 먹이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한국마사회에서 퇴역 경주마 1마리를 기증받아 문제를 해결했다.
소똥구리는 1971년 이후 국내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어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태원은 작년 7월 몽골에서 200마리를 수입해 경북 영양의 멸종위기종센터에서 키우고 있다. 지금은 342마리로 불어났지만, 먹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똥구리는 이름과 달리 소, 말, 양 등 몸집이 큰 초식동물의 똥은 다 먹는다. 그래서 말똥구리라고도 불린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소의 똥에는 농약, 항생제 등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먹이로 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궁여지책으로 연구원들이 방목하는 말의 똥을 찾아 제주도로 가서 택배로 부친 뒤 냉동 보관하면서 사용했는데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그러다 국립생태원에서 일하던 수의사가 한국마사회로 이직하면서 이런 어려움을 전해들은 마사회가 퇴역한 경주마를 기증하기로 했다. 소똥구리 먹이를 공급할 말은 ‘포나인즈’라는 이름의 6년생 국산마로, 경기 중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다. 생태원 관계자는 “말 한 마리면 지금 있는 소똥구리 먹이는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