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올해부터 난로나 보일러를 땔 때 쓰는 목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정부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원 조사에서 통나무 장작이나 우드 펠릿(wood pellet) 등 나무를 때는 주택 난방이 최대 초미세 먼지(PM2.5) 오염원으로 나타나면서다.
지난 2월 영국 환경식품농촌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초미세 먼지 전체 배출량의 38%인 4만1100t이 가정 내 목재 난방에서 나왔다. 같은 해 도로 교통에서 발생한 미세 먼지(1만3000t)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 목재 난방을 쓰는 가구가 전체의 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더 크다.
영국 정부는 곧바로 대책에 나섰다. 특히 건조 공정을 거치지 않은 나무가 연소할 때 초미세 먼지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보고, 2023년까지 습목재(濕木材)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말린 목재를 쓰면 습목재보다 오염물질 배출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
한국에서도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농어촌 단독 주택을 중심으로 화목 보일러와 우드 펠릿 보일러를 흔히 사용한다. 산림청은 산림바이오매스로 화석 연료를 대체한다며 우드 펠릿 보일러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탄소 중립 벌채’를 통해 확보되는 목재로 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산림청의 대규모 벌목으로 목재가 시중에 값싸게 유통되면 무분별한 난방용 목재 소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용원 전 한국대기환경학회장은 “건조해 으깬 우드 펠릿은 통나무보단 낫지만 대기 오염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