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의 95%가 어딘가로 사라져요.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바닷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겁니다.”

31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순환 경제 세션에 참가한 롤프 파옛 바젤·로테르담·스톡홀름협약 사무총장은 “연간 570억달러 가치의 전자 제품 폐기물 가운데 6분의 1만 재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올해를 순환 경제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폐기물이 원료와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산업 전반으로 순환 고리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순환 경제를 위해 소비부터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여가자”고 제안했다. 스티븐 스톤 유엔환경계획(UNEP) 자원·시장지부장은 “건축과 식품·수송·섬유·플라스틱 등에서 자원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했다. 제임스 후퍼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한국은 폐기물 분리 배출을 통한 재활용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그만큼 재활용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기업의 동참을 강조하며 “2030년까지 포장재에 재생 원료를 50% 사용하고 병과 캔을 전부 수거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고 했다.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 부회장도 “생산 공정 전반에서 효율성을 개선하고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에반겔로스 지다라코스 국제폐기물작업반 회장은 “수년 안에 당장 제로(0) 웨이스트(waste·쓰레기)는 어렵다”며 “경제적이고 생태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폐기물 감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물 세션’도 열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물 관리와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 저자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아이슬란드의 빙하 후퇴 현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홍수에 빠질 것”이라며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해주는 해양의 산성화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텔 퀴제라 워터엑세스 르완다 대표는 “르완다에서는 여성과 아이들이 물을 얻으려 하루 세 시간 이상을 보낸다”고 했다.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외교통상개발협력부 장관은 “현재 22억명이 안전한 식수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물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를 계기로 기후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로돌포 라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환경국장은 “현재 경제 회복을 위한 예산의 17% 정도만 친환경적 측면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코로나 정책 패키지가 기후 위기 대응 행동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