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6차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우리나라에 극한 고온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폭우와 홍수도 더 자주, 더 강하게 일어나겠다고 봤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한국 등 동아시아에 폭염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한파 등 추위 관련 지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안 지역 해수면 상승과 해양 산성화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 기온은 이전 30년(1981~2010년)에 비해 0.3도 올랐다. 여름(118일)은 4일 늘었고 겨울(87일)은 1주일 줄었다. 올 초 기상청은 IPCC 6차 보고서에서 사용된 시나리오(SSP·사회경제경로)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 기후변화를 전망했는데, 지금 수준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2040년까지 1.8도, 2060년까지 3.3도, 2100년에는 최대 7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탄소 배출을 대폭 줄여도 80년 뒤엔 2.6도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탄소 배출이 줄어들지 않으면 전 세계 해수면이 21세기 후반 최대 1m 넘게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왔다. 지난 30년(1990~2019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은 매년 평균 3.12㎜ 상승했는데 현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2100년에는 2006년 대비 최대 73㎝까지 상승할 수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실현되면 51.3㎝,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이 지구 스스로가 회복하는 경우에도 39.9㎝ 정도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준이 부산대 교수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룬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진행 중”이라며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해도 해수면 상승은 앞으로 수백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상청은 IPCC 보고서를 기반으로 오는 12월 ‘남한 상세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펴낼 예정이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탄소 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이번 보고서가 국내 정책에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