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육상태양광 공사 현장에 쓰인 산업폐기물 ‘제강 슬래그’에 대해 인증 담당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앞으로 해양·토양과 맟닿는 곳에 쓰면 환경표지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본지 10월 28일 자 A1·12면 참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어 슬래그 침출수에 대한 pH 농도 검사 등 환경표지인증 과정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담당자는 28일 “현재 환경표지인증 기준은 ‘수침팽창률’에 한정해 슬래그를 실제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환경오염 문제까지 아우르지 못했다”면서 “환경표지인증은 ‘친환경’ 자격을 부여하는 건데 침출수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니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슬래그는 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1~3개월 동안 물을 뿌리며 숙성 과정을 거치면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더이상 팽창하지 않아 도로 기층재로 주로 쓰인다. 그간 기술원은 이 팽창률이 기준에 맞으면 환경표지인증을 내줬다. 그런데 슬래그가 외부에 노출돼 비나 눈, 지하수 등을 맞으면 강한 알칼리성 침출수가 나오고 토양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새만금에 깔린 슬래그는 작년 3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도로기층재로 사용해도 된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저지대 연약 지반에 사용할 경우 ‘시도지사 별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 4월 착공, 현재 공정률은 88%에 달하며 완공까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슬래그 도로 위를 쇄석(碎石·인공골재)으로 덮겠다’는 계획도 지키지 않았다. 환경부는 28일 해당 슬래그 오염 배출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준을 충족해도, 침출수로 토양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면 슬래그를 모두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