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요소를 정제 처리하면 차량용 요소수 제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정부 결론이 나왔다. 차량용 요소수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공급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8일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시험에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이달 초 1t 화물차로 1차 시험을 진행한 후 “배출 기준은 만족했지만 다른 환경적 영향이나 안정성을 정확하게 검증하기 위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환경과학원은 이번 2차 시험에서 산업용과 차량용 요소를 2대8 비율로 혼합한 2종의 시료를 만들었다. 이를 1t짜리 소형 화물차와 3.5t 대형 화물차에 각각 주입했다. 분석 결과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 등 배출가스 규제 물질 허용 기준을 충족했다. 경유차 배출 기준이 없는 알데히드의 경우 알코올 혼합 휘발유차 기준을 차용해 충족 여부를 검토했는데, 기준 이내로 파악됐다. 알데히드는 요소 알갱이를 코팅하는 데 주로 쓰이는 물질이다. 보통 차량용 요소는 코팅되지 않은 채로 수입하기 때문에 경유차 배출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산업용은 용도에 따라 코팅을 한다. 알데히드는 독성 물질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이번에 별도로 측정했다.
환경과학원은 “시험 결과 산업용으로 수입한 요소도 차량용 요소와 혼합하거나 적절한 공정을 거치면 차량용 요소수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최근 국내 업체가 중국에서 수입한 산업용 요소로 만든 차량용 요소수 성분을 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결과 일부 중금속 함량이 차량용 품질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는데, 불순물 제거 공정을 거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차량용 요소수는 요소 함량(31.8~33.2%)과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을 규제하는 18개 항목의 제조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산업용은 이런 기준이 없어 불순물이 많이 들어있기도 하고, 사용 목적에 따라 성분 차이도 크다. 환경부 관계자는 “차량용 요소수를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산업용 요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차량용 제조에 쓸 수 있는 요소를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환경과학원은 앞으로 수입되는 산업용 요소를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차량용 요소수 제조에 쓸 수 있는지 검토한 뒤 요소수 제조 업체에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요소 수입 계약 전에 시료를 미리 받아 품질을 평가하는 등 차량용 요소 공급이 더 확대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