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주홍날개 꽃매미'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5일 "지난 6월 전국 24개 지점에서 주홍날개 꽃매미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2006년 서울을 포함한 5개 지점이던 분포지역이 올해는 서울, 경기, 청주, 대전, 천안, 정읍 등 10개 지역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미 6월 2일 '주홍날개 꽃매미' 발생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도심 아파트 계단이나 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붉은 바탕에 검은 반점 무늬를 가진 '나방' 비슷한 매미가 바로 '주홍날개 꽃매미'다.
아직까지 주홍날개 꽃매미가 인체에 미치는 피해는 밝혀지지는 않았다. 주홍날개 꽃매미는 주로 가죽나무나 참죽나무의 수액이나 포도 과즙 등을 빨아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뭇가지를 말라죽게 하고, 과일 표면에 상처를 내서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등 피해를 준다. 미국과 일본은 포도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분류하고, 이 매미가 분포하는 지역에서 수입되는 포도에 대해서는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 충청북도 영동지역 포도농가에서 이 매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매미목 꽃매미과에 속하는 주홍날개 꽃매미는 여름철 도심 가로수에 붙어 우는 참매미나 말매미와는 달리 울지 않는다. 원산지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일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태풍이나 황사를 타고 왔거나 중국에서 들어오는 목재나 화물 등에 섞여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홍날개 꽃매미의 성충은 3~4㎝ 정도로 5월에서 10월 중순까지 활동한다.
이 매미는 1932년에 국내에서는 최초로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알 상태로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활동하는 것이 관측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최광식 박사는 "외래종인 주홍날개 꽃매미는 아직 천적이 없다"며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