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노벨수상자 61명이 차기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단체 서한을 보내는 등 오바마에 대한 열성적 지지에 나선 가운데, 8일(현지시간)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마틴 챌피 컬럼비아대 교수가 당선 소감으로 "가장 먼저 오바마를 지지하는 노벨수상자 모임에 가입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는 첼피 교수는 "과학분야에 대한 백악관의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부시의 공화당 행정부가 집권한) 지난 8년 동안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오바마에 대한 지지 이유를 밝혔다.
중국계 미국인인 첼피 교수는 특정 유전자를 통해 단백질을 초록색으로 만드는 방법을 발견, 종양 세포와 암세포 등의 전이 경로 등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한 'GFP기술'을 발견한 공로로 다른 두 미 과학자들과 함께 이날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26일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61명은 미국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부시 행정부를 비난하고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서한은 "부시 행정부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 부실로 미국의 핵심적 과학 기관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뿐 아니라, 과학 지원에 있어서 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개입되곤 했다"며 "그 결과 과학분야에서의 미국의 지배적 위치가 흔들리게 됐다"고 비난했다.
서한은 이어 "우리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과학 기술 분야의 미래를 보장할 비전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면서 "오바마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지도력과 연방의 지원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그를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 공중위생부 장관을 지낸 리처드 카모나와 같은 과학의료계 인사들은 부시 행정부가 정치적 개입을 통해 과학자들의 입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재임 시절 부시 행정부가 자신의 연설에 검열을 실시하고 피임이나 절제 위주의 성교육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 초 한 인권감시단체는 대기 오염 기준을 정하기로 한 부시 대통령의 결정이 환경과학 분야를 정치력으로 조작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시도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