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005490) 회장 수난사를 거론할 때 가장 먼저 꼽히는 인사는 박태준 예회장이다. 그는 지난 1992년 10월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회장직에서 물러나 해외를 유랑했다.

설립 당시부터 정치 외풍으로부터 포스코를 지키는 울타리 역할을 해 온 박 명예회장은 김영삼 정부와 불화로 결국 정권 수립 직전에 회장직을 내놨다.

박 명예회장은 당시 김영삼 민자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스코 회장직을 황경로 당시 포스코 부회장에게 넘겨줬다.

그 이후 포스코는 약 2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사상 첫 외부인사를 회장으로 맞이한다. 황 전 회장은 임기 6개월을 간신히 채웠고, 후임인 정명식 회장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여 만에 물러났다.

재무장관 출신의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4년 3월 취임해 4년간 포스코 수장직을 맡았다. 김 회장은 사상 첫 외부인사이자 유일한 외부인사 발탁 기록을 남겼다.

당시 포스코 지분을 재무부가 20.0%, 산업은행이 14.7% 보유하던 시절이어서 외부인사에 대한 뒷말이 많았다. 그 전까지 포스코 내부에서는 사장-부회장-회장 순으로 단계를 밟아 승진하는 절차를 깼다는 비판이 컸다.

김 전 회장 이후 유상부 회장과 이구택 회장은 모두 포스코 출신. 그러나 두 명 모두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는 기록을 만들었다.

유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1998년 3월부터 2003년 3월까지 5년간 포스코를 맡았다. 유 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임기를 못 채우고 이구택 회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노무현 정부 시절 회장 자리에 오른 이 회장도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또 다른 외풍 퇴진이 아니냐는 뒷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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