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2월, 워싱턴의 버라이존 센터에서 NBA(미 프로농 구) 워싱턴 위저즈와 시카고 불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지난달 제이 리노(Leno)의 '투나잇 쇼'에 출연한 버락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은 무대를 건들거리며 걸어간 후 소파에 털썩 앉았다. 지금까지 많은 대통령이 토크쇼에 출연했지만 그렇게 앉는 사람은 없었다.

'광란의 3월(March Madness·미국대학농구경기의 64강 토너먼트)'이 시작하기 전, 오바마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대진표를 그리며 우승팀을 고르는 데 한동안 시간을 쏟았다. 그가 예상한 노스캐롤라이나대는 지난 7일 우승했다.

오바마는 NBA(미 프로농구)의 '시카고 불스 대 워싱턴 위저즈'의 경기를 보며, 일회용 컵에 맥주를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하이파이브하기를 좋아한다. 또한 그는 경호원들이 검은 옷을 입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주변의 거센 반대에도, 계속 블랙베리(스마트폰)를 사용한다. 취임 100일(29일)을 앞둔 이 미국 대통령을 표현할 만한 수식어가 있을까.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4일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힙(hip)한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힙'은 20세기 초 흑인들이 만든 속어다. 사전적 의미는 ▲최신 정보에 밝음 ▲유행을 좇는 사람 ▲멋진 등이다. 하지만 대체로 '힙'하다는 말은 '최신 감각을 갖춰 대중에게 매력적이거나 대중의 모방 심리를 자극하는 매력'을 의미한다.

뉴욕주의 올버니 소재 학생들은 '힙'한 버락 오바마를 이용해 대화한다. '버락처럼(Baracking)'을 이용한 "정말 멋진데(It's Baracking cool)?" 수준은 기본이다. ▲잘 지내니(What's up, my Obama)? ▲신의 축복을(Barack you)! ▲제대로 좀 해(Barack's in the White House) 등이다. 데보라 태넌(Tannen) 조지타운대 교수는 "아이들이 대통령 이름을 가지고 신조어를 만드는 것은 애정과 동질감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힙'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월가(街) 개혁,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철군, 백악관·행정부 인선(人選) 상의 실수 등 여러 논쟁적 이슈에도 지지율이 60%가 넘는 이유도 '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연히 '힙'은 오바마에게 권력이자 무기다. 그 예로 올해 초 '경기부양 법안'을 두고 워싱턴 정계가 시끄러울 때, 그는 워싱턴을 떠나 오하이오주 등으로 가서 이 법안을 팔았다. 이때 보여준 오바마와 대중 사이의 끈끈한 애정은 결국 '워싱턴 인사이더'들을 굴복시켰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