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에 참여한 6월 이후 북한당국이 북한 거주 화교와 중국인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북한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화교들을 '중국 정부 스파이'로 몰아 감시하는 경우가 많아 화교들이 아예 중국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중국에 다녀온 평양의 화교가 '남조선 간첩'이란 혐의로 보위부에 끌려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방문을 위해 나진세관을 통과하는 북한 화교들의 수가 작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북한 거주 화교들은 약 8000~1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주로 평양·신의주·청진 등에 산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 가서 산 물건을 북한에서 팔아 생기는 수입으로 살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난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등 북한 당국의 통제에서 자유로웠다. 그러던 화교들이 최근 '최악의 탄압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통제와 감시를 받게 된 것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참여한 데 대한 북한의 불만표시라는 해석이 많다.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보조를 맞추자, 북한 내 중국인과 화교를 '미국과 중국에 북한정보를 팔아넘기는 세력'이란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화교뿐 아니라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진출한 중국기업 종업원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최근 보위부는 이 지역의 중국기업에 파견된 중국인 종업원 2명을 북한 여성을 농락했다는 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의 이 같은 화교 억압정책이 원자바오 중국총리가 북한을 방문하며 대규모 지원의사를 표명한 배경 중 하나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원 총리 방북 이후 북한 내 화교들이 다시 훈풍을 맞게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