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웃찾사'에 간간이 얼굴을 비춘 이동엽이라는 개그맨이 있다.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오래 됐고 중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경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동엽이라고 하면 누구나 "신동엽?" 하고 물어 보며 "아니네~" 한다. 얼굴을 보면 "아~ 이 친구?" 하면서 알긴 안다.

우연찮게 필자와는 '합천 이씨' 본이 같다. 원래 합천 이씨는 많지 않다. 경주 이씨의 파생이라서 거의 같은 본, 친척을 사회에서 만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이다. 연예인 중에는 필자외에 천하장사 이만기, 그리고 예전 성남 시장이면서 영화배우였던 이대엽씨가 있고 저명인사 중엔 여당속의 야당이라고 바른말을 하셨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있다.

촌수로 따지자면 이동엽의 아버지가 필자의 손주뻘이니 이동엽은 말 그대로 증손자뻘인 것이다.

그래서 이동엽은 같은 집안의 손주뻘 이라고 안 순간부터 지금까지 필자를 선배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필자 또한 그렇게 부르니 훨씬 정감이 가고 가족이라는 생각이 항상 떠나지 않아 늘 부담은 있지만(?) 좋다. 그러나 대구에 계신 이동엽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고 웬만해선 친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입버릇처럼 이야기 한다고 한다.

이 친구는 늘 찰리 채플린의 자그마한 중절모를 쓰고 다니면서 귀여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얼핏 봐서도 귀여운 이미지이지만 본인 자체도 귀여운 컨셉트로 가려고 발버둥 내지는 몸부림을 친다. 그래서인지 작은 중절모가 차의 트렁크에 색깔별로 구비되어 있고, 여자에게 작업을 할 때에는 옷 색깔에 맞추어 중절모를 쓰고 잘 보이려고 별의별 짓을 다한다. 집안 망신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항상 노력하는 모습은 가상하다.

이동엽은 웃찾사의 '서울 나들이'라는 코너에서 '서울말은 끝만 올리면 된다면서?'라는 유행어 같지 않은 유행어를 만들었고 '개미 파먹어~'라는 전위적인 유행어도 만들었다. 조금 잘 나가려나 싶더니만 다시 늘 그 자리이다. 필자는 항상 내 핏줄이기에 안타깝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 잠재력도 충분하고 기회는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

솔직히 필자는 항상 봐도 웃긴데, 피는 못 속여서 팔이 안으로 굽는 현상이 많이 작용한다고 주위에서 이야기한다. 어찌 되었든 이제 삼십 초반이니 차세대 개그맨으로서 우리나라의 웃음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대구에서 혈혈단신으로 올라와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금의환향을 해야 우리 집안의 자랑이 될 것이다. 가끔 이야기를 듣는데 누구보다도 대구에 계신 동엽이의 부모님은 아들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한다.

동엽아 멋진 부모님도 꼭 챙겨드리고 이 할아버지도 한번 챙겨봐라. 할아버지 여행도 가고 싶고 할아버지 아직 빚이 좀 남아 있는데 우짜면 좋겠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