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가 두 명의 '정치 초짜'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 측 금태섭 변호사가 그들이다. 두 '초짜'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대선판은 이미 정상 궤도를 이탈했다.
두 사람은 검사 출신으로 대학동기다. 정 전 위원은 올 4월 총선 때 처음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그가 공보위원으로 임명됐을 때 친박 핵심들도 "정준길이 누구냐"고 할 정도였다. 금 변호사 역시 안 교수의 '핵심 참모'로 정치권에 등장한 건 석 달 남짓이다. 그는 2006년 현직검사 신분으로 '피의자로 수사받을 때 대처하는 방안'을 알려주는 글을 일간지에 게재했다가 수사 부서에서 배제됐고 이듬해 검찰을 나왔다.
정치에 초보자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대선판을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했다. 50명이 넘는 당 원외(院外)부대변인 정도 일을 해온 정 전 위원은 상대 진영 핵심에게 전화를 걸어 민감한 얘기를 옮겼다. 그러자 금 변호사는 친구와의 전화통화를 "협박"으로 규정하며 폭로 기자회견을, 그것도 이틀씩 작전을 짠 뒤에 열었다. 자신들이 비판해온 '구태(舊態) 정치인'들 뺨치는 행동이다.
더 한심한 건 '초짜'들에 휘둘려 우왕좌왕하는 정치권이다. 새누리당은 파장이 어디로 미칠지를 이리저리 재면서 "개인적인 일"로 몰아가기에 바쁘다. 민주당은 자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쏠릴 관심을 뺏어간 '악재(惡材)'였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안 교수를 지원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야당은 국정조사까지 들고 나왔고, 새누리당은 "그러면 안철수도 국조에 출석시키겠다"며 정기국회를 정쟁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비정상이 정상을 지배하는 듯한 정치권의 모습"이라고 했다. 다른 정치학자는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두 사람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정치권"이라고도 했다. 깜냥도 안 되는 신인들이 흔들어 놓을 정도로 취약한 우리 정치 현실이 부끄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