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일 정상 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해결의 필요성을 표명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한 적이 있지만, 공식 외교 문서에는 ‘북한 비핵화’를 처음 명시하면서 그간 미국이 유지해온 동북아 안보관을 크게 흔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가자지구 점령, 그린란드 매입 등과 같은 깜짝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미·일 정상회담에선 동북아 안보의 안정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선 “한반도의 안전·안정 확보에 전념할 것”이라며 “내가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a very big asset)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트럼프와 김정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나쁜 게 아닌, 좋은 일”이라고도 했다. 지난 1기 집권 당시 세 차례 김정은을 만났던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관계를 북핵 협상에 활용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정은은 9일 “새로운 핵 무력을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재확인, 중국과 분쟁지인 센카쿠열도에 대한 미국의 지지 확인, 대만·북한 문제의 다자간 협력 등 미국에 원했던 안보에 대한 확인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시바 총리가 원했던 “미·일 간 새로운 황금기를 추구한다”는 문구도 성명에 넣었다.
이날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미·일 협력과 미·일·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다자간 협력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에 대응하고 지역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만 해협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힘과 강압에 의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며 “국제기구에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한, 강경한 문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