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을 피해 도망친 주민들이 구호음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로이터 연합뉴스
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을 피해 도망친 주민들이 구호음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로이터 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박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괴질이 퍼지고 있다. 지난달 발병 이후 5주 만에 보고된 사망자 수는 50명을 넘겼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콩고 북서부 지역에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감염 사례는 431건이며 이 중 53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12.3%에 달한다.

감염자들은 발열과 구토, 근육통, 설사, 내부 출혈 등의 증상을 보였다. 사망자 상당수는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염병은 지난달 초 에콰테르주 볼로코 마을에서 박쥐를 먹고 사망한 어린이 3명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5세 미만의 이 어린이들은 박쥐를 먹은 뒤 코피를 흘리거나 각혈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마을에서 12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그중 8명이 숨졌다. 인근 마을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나타났다.

박쥐는 마버그열 및 에볼라 같은 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구체도 박쥐에서 나타난다. 다만 WHO 조사팀이 18개의 검체를 조사한 결과 마버그열이나 에볼라는 이번 발병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감염병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 지역의 빈약한 보건 시스템을 감안하면 감염병의 추가 확산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콩고는 M23, 민주군사동맹(ADF) 등 100여 개 무장 반군이 활동하면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감염병이 발생한 북서부 지역은 반군이 장악한 동부 지역에서 수백㎞ 떨어져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콩고 남서부 지역에서 독감과 비슷한 원인 불명의 질환이 발생해 수백 명이 감염되고 31명이 사망했는데, 결국 중증 말라리아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