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13일 상호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역과 관련해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만큼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상무부가 4월 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거쳐 차등 부과할 예정이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대부분의 상품에 관세가 철폐된 상태지만, 트럼프가 비(非)관세 장벽과 환율 등도 두루 검토한다고 밝혀 한국도 무차별 상호 관세의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81조원)다.
트럼프는 이날 “상호관세 시스템이 무역관계에서 공정성을 회복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평평한 운동장을 원한다”고 했다. 상호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지난 4일 멕시코·캐나다에 25%(30일 유예),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전쟁’의 막을 열었다. 10일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예외·면제 없는 관세 25%를 다음달 12일부터 부과하기로 했고,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대만이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을 빼앗았다”며 “한국에서 조금 생산되긴 하지만 대부분이 대만산(産)이다. 지금 당장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자동차 관세도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이날 상대국의 관세 장벽과 비관세 장벽을 두루 검토해 국가별로 차등화된 관세율을 도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각 국가별로 일대일로 다룰 것”이라며 “4월 1일까지는 조사가 모두 완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4월 2일에는 대통령이 (조치를) 시작할 수 있도록 결과를 건낼 예정”이라고 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트럼프의 상호관세 관련 각서 서명에 앞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관세·비관세 장벽, 보조금과 부담스러운 규제 요건을 포함해 불공정하거나 해로운 조처, 정책이나 관행 때문에 미국 기업·노동자·소비자에 초래하는 비용도 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 정책,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다른 기타 관행 등도 포함된다.
이 당국자는 “중국 공산당(CCP) 같은 전략적 경쟁자이든 유럽연합(EU)이나 일본·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 없이 모든 나라가 다른 방식으로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더 높은 비관세 장벽을 세우면서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우받을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상호관세 부과 시점에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수주나 수개월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무부는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큰 나라부터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는 세계 국가들과 대화하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각 나라들이 관세를 내리고 싶다면 관세를 내리겠다는 의향이 충분하다”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상호관세) 부과를 즉시 시행하지 않는 건 협상을 시작하자는 ‘공개 입찰’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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