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800달러(약 117만원)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제외해주는 이른바 ‘소액 면세 기준(De Minimis)’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행정명령을 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불법 유입되는 합성 마약에 따른 건강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는데, 이 제도에 따라 미국 내에서 고공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에는 미국 내 마약 위기가 중국발 밀매에 따른 것이란 트럼프의 문제 의식이 깔려있다.

백악관은 이날 “관세 수입을 징수할 수 있는 적절한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통보를 받은 트럼프는 2일 오전 0시 1분부터 중국·홍콩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소액 면세 제도를 종료한다”며 “모든 물품에 관세가 적용되며, 절차에 따라 관세 지불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CBP)은 매일 평균 400만 건 이상의 중국발 택배를 처리하고 있는데, 백악관은 “합성 오피오이드를 포함한 불법 물질을 저가 소포에 숨겨 소액 면세 제도를 악용하는 중국 기반 화주들의 기만적인 관행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1일에도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직후 현장의 혼란이 적지 않고,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도 들끓자 이를 철회했다. 이후 상무부를 중심으로 중국·홍콩에서 발송된 모든 우편물, 소포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통관 절차를 밟아 세금을 부과하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왔다. 트럼프는 이날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소액 면세 제도 폐지를 발표했는데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가 완화했다고 판단할 때까지 무기한 적용된다”고 했다.

소액 면세 제도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소포는 연간 646억 달러(약 94조8000억원)로 이 가운데 중국산 제품이 과반이 넘는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한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 역시 상품의 상당수를 중국 시장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은 “중국 정부, 공산당은 중국 화학 회사들이 미국에 펜타닐과 같은 불법 마약을 수출하는 데 눈감고, 보조금·인센티브까지 제공해왔다”며 “가짜 송장, 사기성 우편 등으로 합법적인 상거래 속에 불법 물질을 숨겨 미국으로 유입시켰다. 트럼프는 국경을 봉쇄하고 마약 유입을 막겠다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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