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은 체내 대사 작용에서 촉매 역할을 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구 대부분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비타민 복용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우먼 병원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합 비타민 복용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서 미국 의사협회지 내과 편에 발표했다.

연구는 50세 이상 당뇨병 환자로 최근에 심근경색증을 앓아서 심혈관 질환 재발 가능성이 높은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나누어서 500명에게는 고농도 복합 비타민을, 500명은 위약을 매일 4년간 복용하게 한 후 심혈관 질환 합병증(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관상동맥 시술 등)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 합병증은 복합 비타민을 복용한 환자나 위약을 복용한 환자 그룹에서 175명(30%) 발생해 양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오히려 복합 비타민 복용 그룹이 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복합 비타민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거 일부 연구는 대부분 관찰 연구인 데 비해서, 이 연구는 무작위 배정 비교 연구여서 결과의 신빙성이 좀 더 높다. 심근경색증을 앓고 나면, 재발을 막기 위해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합 비타민 복용으로는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 학계에서는 비타민이나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야채나 과일을 먹어야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