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산수화가·지관·시인들이 공통 소재로 삼는 것이 있다. 산과 물[山水]이다. 화가가 산과 물을 그리면 산수화가 된다. 산수화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왕미(王微)가 말했듯이 “산과 물의 정신을 그려[사산수지신·寫山水之神]”, 그림 속의 정신을 그림을 소장하거나...
2025.06.21(토)
전깃불도 없고 전자모기향도 없었던 그 옛날, 어둠 속에서 활개 치는 모기는 얼마나 성가시고 무서운 존재였을까요. 다산 정약용은 ‘증문(憎蚊)’이란 시조를 썼습니다. ‘모기를 미워하다’는 건데, 이런 내용입니다. “맹호(猛虎)가 울 밑에서 으르렁대도/ 나는 코 골며 잠잘...
2025.06.21(토)
지난 17일 저녁 7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해산물 식당 ‘꺼꾸잽이 초장집’은 입구부터 알록달록한 천막으로 꾸며져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드럼통 위에 은쟁반을 올린 듯한 철제 테이블과 동그란 의자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알록달록한 천막과 대나무 발 위에...
2025.06.21(토)
제헌헌법 부칙 제101조는 “이 헌법을 제정한 국회는 단기 4278년(1945년) 8월 15일 이전의 악질적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일제강점기 자행된 반민족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벌법을 제정할 때 소급 입법에 따...
2025.06.21(토)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한국 사회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다. 참여 정부 시절 강남 집값이 폭등했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전국적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보수 정권은 규제를 풀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는 주장이다. 저 말은 사실일까? 진보 정...
2025.06.21(토)
남편이 떠나고 그의 방을 정리하는 데 몇 달이 걸렸습니다. 생각을 거듭하며 고인 물건을 남길 것과 버릴 것으로 분류했습니다. 가족에게 기념이 될 만한 것만 유품으로 가려내고 나머지는 다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추리고 남은 것은 남편이 마지막까지 지니고 있던 모자와 문구...
2025.06.21(토)
이달 초, 돌쟁이 자녀와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 도쿄 가족여행을 떠난 회사원 최동준씨는 일본인들도 줄 서기로 유명한 맛집을 모두 섭렵하고 돌아왔다. 가게가 문을 여는 시간부터 국적 불문의 손님들이 만들어 낸 긴 줄을 건너뛰고 매장에 입성했다. 그가 줄을 서지 않은 비법,...
2025.06.21(토)
이탈리아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를 붓기 시작했다.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아포가토다. 바닐라빈 씹히는 아이스크림과 산미 좋은 에스프레소의 조합은 여름철 거부할 수 없는 별미다. 커피 대신 술을 부어보는 시도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처음엔 ...
2025.06.21(토)
대학교 때 수유리 사는 친구가 있었다. 한창 서로 놀리기 좋아하던 스무 살 남짓 우리들은 서울에도 ‘리(里)’가 있냐며 웃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나 같은 이들에게 서울은 아직 낯선 곳이었다. 엠티를 수유리로 오면서 가까이 북한산이 보이는 이 동네를 처음 와봤다. 그 ...
2025.06.21(토)
인도는 거대한 코끼리다. 아무리 여러 번 다녀와도 코나 몸통, 다리나 꼬리만 만질 뿐 전체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인도를 체험하기 가장 알맞은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뭄바이(Mumbai)가 떠오른다. 1200만 명 넘게 거주하는 인도 최대 도...
2025.06.21(토)
식사 한 끼를 위해 이토록 고생해본 적이 있을까. 뭄바이에서 인도 북부 찬디가르까지 비행기로 2시간, 공항에서 다시 2시간 30분간 목이 부러질 듯 요동치는 차를 타고 좁고 험한 산길을 달려 올라갔다. 속이 메슥거리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해발 1400m 히말라야...
2025.06.21(토)
뉴욕이 뿜어내는 활력과 긴장, 워싱턴이 지닌 정치적 위상과는 다른 매력의 도시 필라델피아. 이곳에 가면 미국의 역사와 전통이 무엇인지를 체감하게 된다. 미국 건국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 등 중요 인물의 흔적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2025.06.21(토)
“아들 키우기 힘든 세상이다.” 요즘 아들 둔 부모들의 한탄이다. 초등학교에서 산만하고 선생님 말씀 안 듣는다고 혼나는 건 대개 남학생이다. 중·고교로 갈수록 차분하고 자기 관리 잘하는 여학생에게 밀린다. 야외 활동과 체육 수업은 줄었다. 탐닉할 것은 도파민 터지는 게...
2025.06.21(토)
“깻잎 이렇게 먹으면 진짜 큰일 납니다. 절대 다음의 방법으로 깻잎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인스타그램에 뜬 한 게시물을 클릭하자 어색한 AI의 음성이 준엄하게 경고했다. 깻잎을 절대 장아찌로 만들어 먹지 말라고. 이게 무슨 소린가, 한국인의 밥도둑 깻잎 장아찌를 먹지 ...
2025.06.21(토)
누구나 매일 싸운다. 싸움은 불가피하다. 살기 위해, 때로 자기 자신과도 싸운다. 훈련해야 한다. 지난주 월요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존 프랭클 주짓수’ 도장을 찾았다. 주짓수 고수 2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스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복 차림으로 몸을 풀고 있던 이들...
▶뮤지컬 ‘멤피스’ 차별과 갈등이 만연하던 1950년대 미국 남부 멤피스. 흑인 음악으로 여겨진 로큰롤에 심취한 백인 청년 휴이는 흑인 구역의 클럽에서 펠리샤의 노래를 듣고 반한다. 그가 백인 전용 라디오 방송국에 잠입해 로큰롤을 전파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실화와 감...
2025.06.21(토)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지민(36)씨의 주방 서랍장을 가장 크게 점유하고 있는 건 텀블러다. 한 뼘이 채 안 되는, 한두 모금 마실 물이 들어가는 초미니 텀블러부터 ‘바주카포’ 같은 1리터가 넘는 대용량까지, 총 19개의 텀블러를 갖고 있다. 박씨는 “모으다 보니 산책...
2025.06.21(토)
땀이 삐질삐질 난다. 흘러내리는 땀줄기를 무시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한껏 눈을 치켜떴다. 옆에서 남자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저 아저씨는 남자야, 여자야?” 어머니는 답이 없었다. 아이가 다시 말했다. “근데 수염이 엄청 길어.” 어머니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답했다...
2025.06.21(토)
제 하루 마지막 일과는 주로 산책입니다. 반려견을 데리고 집 근처 공원을 걷습니다. 진종일 버겁고 무거운 일을 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날에도 산책만은 빠뜨릴 수 없습니다. 반려견은 그만큼 긴 시간 집 밖을 나서지 못했으니까요. 며칠 전에도 밤늦게 산책을 나섰습니다. 순...
2025.06.21(토)
문재인 정권 5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악몽이었을 것 같다. 그의 시련이 시작된 것은 2016년 11월, 소위 국정 농단 의혹이 터졌을 때다. 박영수 특검은 그를 뇌물 공여, 국회 위증과 횡령, 배임 피의자 혐의로 소환해 22시간 동안 강도 높게 조사했고, 법원이...
2025.06.1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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