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2030] '0.75'를 지탱하는 외국인 노동자
작년 초 전남 완도에 간 일이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길마다 바글바글 모여 있을 거란 상상을 하고 시내로 들어섰는데, 현실은 정반대였다. 노인은커녕, 사람이 아예 없었다. 깨진 낡은 간판과 반쯤 무너진 건물, 사이사이 걸려 있는 직업 소개소의 현수막. 사람 없는 ...
2025.04.24(목)
|신지인 기자
[카페 2030] 철거된 '합격' 현수막
얼마 전 출근길에 봤던 서울시청의 대형 현수막이 논란 끝에 철거됐다. 철거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서울시가 ‘대학 서열화’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 뒤였다. 현수막은 서울시가 만든 교육 플랫폼 ‘서울런’ 지원을 받은 782명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2025.04.17(목)
|이정구 기자
[카페 2030] 아이의 오답노트, 부모의 오답노트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같은 반 친구의 팔을 깨물었다고 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의 목을 꽉 끌어안았고, 친구가 울음을 터뜨리자 교사가 아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친구 팔을 문 것이라고 했다. 물린 곳이 빨갛게 부어올랐다고 했다. 약국에 가 ...
2025.04.10(목)
|박상현 기자
[카페 2030] 수고 많으셨습니다
서울의 한 중식당, 부녀가 마주앉아 늦은 저녁을 먹는다. 대학생 딸은 가난의 설움에 눈물을 터뜨린다. 말은 점점 모질게 변한다. 아버지는 상경한 딸을 만나기 위해 제주에서 먼 길을 왔지만, 딸의 척박한 현실만을 본다. 떠나야 하는 시간, 버스 정류장. 딸은 아버지를 실...
2025.04.03(목)
|이영관 기자
[카페 2030] 백두대간 종주와 프리다이빙
집에서 ‘숨 참기’ 연습을 한다. 침대에 누워 눈물이 찔끔 날 때까지 숨을 참는다. 의미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비교적 안전하게 숨을 참으며 지하철을 타고 출근할 수도 있다. 물론 이를 대비한 건 아니고 최근 ...
2025.03.28(금)
|조유미 기자
[카페 2030] 아스팔트 정치의 비용
주말마다 열리던 대규모 집회가 평일까지 열리고 있다. 한쪽에는 ‘단식 중’이라 적힌 플래카드와 천막이 있고, 다른 한쪽에선 공짜로 떡볶이와 파전, 후식으로 커피를 나눠 준다. 구호 제창이 끝나면 흥겨운 노래와 함께 일대 도보 행진을 시작한다. 이 모든 과정은 올림픽 ...
2025.03.21(금)
|신지인 기자
[카페 2030] MVP 아닌 MIP를 목표로
어느 한 기업의 부장급 팀장으로부터 ‘MZ 직원을 어떻게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다. 갓 입사한 신입 사원 A가 그 회사 대표의 신년사 초고를 썼는데 완성도가 높아 대표가 크게 만족한 뒤였다. 정직한 팀장은 대표 앞에서 ‘신입 A가 쓴 글입니다. 일을 잘...
2025.03.14(금)
|이정구 기자
[카페 2030] '만취의 낭만' 못 버리는 한국 사회
퇴근 후 지하철. 아직 그리 깊지 않은 밤인데도 인사불성 된 대학생 여럿이 탔다. 앳된 얼굴로 보아 신입생 같았다. 숨 뱉을 때마다 술 냄새가 났다. 검정 롱패딩에선 돼지 기름 냄새가 풍겼다. 무리 중 몇은 데시벨 조절 기능이 고장났는지 목소리가 커졌고, 몇은 속이 ...
2025.03.06(목)
|박상현 기자
[카페 2030] 제주도의 빨간차
하얀 도화지에 흘린 물감 신세였다. 지난 휴가로 찾은 제주도 얘기다. 많은 이들이 물가 때문에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제주 여행의 장점은 분명하다. 복잡한 절차 없이 차를 빌리고, 뻥 뚫린 해안 도로를 달릴 수 있다. ‘효도 여행’이란 이름에 걸맞게 한 고급 ...
2025.02.27(목)
|이영관 기자
[카페 2030] 잘 지내시는 건가?
가히 ‘신림동 보안관’이라 부를 만했다. 미소가 아름다운 한 택배 청년 얘기다. 최근 택배 기사 체험을 하며 그를 알게 됐다. 매일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같은 동네, 같은 골목으로 출근한다. 같은 루트로 이동한다. 대개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는 사람 집 앞은 택배 박스가...
2025.02.20(목)
|조유미 기자
[카페 2030] 취업 한파에 말라비틀어진 2030
내일은 내일의 새로운 채용 공고가 뜬다고 믿었던 취업 준비생 A씨. 그런데 먹구름 잔뜩 낀 채용 한파에 공고가 안 뜨는 날도 있다. 지난주 최종 면접 뒤 합격자 발표 날, 5분마다 홈페이지를 확인했지만 결국 탈락. ‘070′으로 시작하는 스팸 전화도 혹시나 합격 전화일...
2025.02.13(목)
|신지인 기자
[카페 2030] 보조 배터리를 위한 변명
출근길 가방을 챙길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과장 조금 더해 벽돌만큼 무거운 2만mAh(밀리암페어)짜리 보조배터리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데려가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 이어폰 그리고 노트북 충전까지 불안하지 않다. 충전케이블을 최대 3개까지 동시에 꽂을 수 있는데, 전자...
2025.02.06(목)
|이정구 기자
[카페 2030] 외할머니의 이북식 만두가 그립다
어린 시절 보낸 설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만두’다. 식구들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었다. 외할머니의 이북식 만두. 접시만 한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씻은 김치, 부추, 두부, 숙주나물을 잔뜩 넣고 반으로 접어 가장자리를 꾹꾹 누르면 어른 손바닥만 한 만두가 만들...
2025.01.31(금)
|박상현 기자
[카페 2030]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
그 어떤 시사 고발 프로그램보다 활발하게 제보가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바로 연애 예능 프로그램. 얼마 전 ‘나는 솔로’에선 한 여성 출연자가 첫 방송 이후 화면에서 자취를 감췄다. 과거 조건 만남을 빙자해 절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나오자, 제작진이 사과하고 그를 통편집...
2025.01.23(목)
|이영관 기자
[카페 2030] 앵무새 똥을 치우며 생각한다
집에 먹여 살려야 할 앵무새가 있다. 두 마리다. 한 마리는 “짹” “삐루룩” 울고 다른 한 마리는 “꾸웩” “꾸륵” 운다. 돼지인지 새인지 모를 울음소리다. 같이 지낸 지는 세 달 조금 못 됐다. 매일 필수 영양분이 고루 들어갔다는 전용 사료를 챙겨 영양제를 뿌린다....
2025.01.16(목)
|조유미 기자
[카페 2030] '거대한 전자레인지'가 된 요즘 식당
늦은 저녁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에 적힌 ‘알탕 2만9000원’을 주문했을 때, 이내 나올 음식이 6900원짜리 밀키트를 데워 담아준 것이라곤 예상 못 할 것이다. 유행에 올라타 10호점, 100호점 가맹점만 늘리는 식당이 늘고 있다. 오래 한 자리를 지키며 맛과 손님을...
2025.01.09(목)
|신지인 기자
[카페 2030] 꼿꼿했던 육사 출신 멘토들
“이 기자, 허심탄회 쇠주(소주) 한 잔 꺾어 마실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어른’이 여러 번 식사 제안을 해왔다. 한국 방위산업의 초석을 다진 인물들을 조명하는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인터뷰 기사를 계기로 만난 분이다. 약속이 몇 ...
2025.01.02(목)
|이정구 기자
[카페 2030] 해운대 우동시장의 가로막힌 도전
1년 전 겨울 부산에 갔다가 해운대에 있는 우동종합시장을 찾았다. 여행을 함께한 부산 토박이 친구가 ‘핫플’이라며 데려간 곳이었다. 인적 드문 초입을 지나 시장 안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 소음이 커졌다. 맨 안쪽 중정(中庭)에 다다랐을 때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
2024.12.27(금)
|박상현 기자
[카페 2030] 전기차가 왜 소리에 집착하는가
겨울이 왔다는 몇 가지 신호가 있다. 손과 발이 얼고 몸이 움츠러든다. 사람과 차로 발 디딜 틈 없던 밤의 거리는 한적하다. 하나 좋은 신호는 도로 위 소음이 잦아든다는 점. 창문을 잘 열지 않는 겨울만큼은 수퍼카의 굉음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여름밤 이 소리 때문에 깨...
2024.12.20(금)
|이영관 기자
[카페 2030] 아빠 운동화를 물빨래하는 모임
꽤 자주 아빠 구두를 닦았던 것 같다. 효녀를 가장한 용돈벌이의 현장. 구둣솔에 깜장 구두약을 아낌없이 찍었다. 앞코가 반짝일 때까지 문댔다. 입김 호호 불고 침도 뱉었다. 오만상을 쓰면서. 그러나 구두를 닦는 목적의식을 상실하고 아무렇게나 닦았던 적이 실로 적지 않았...
2024.12.12(목)
|조유미 기자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