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월 본회의 일정 협의 등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월 본회의 일정 협의 등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31일 대통령 권한대행이 신임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다음 달 18일까지인데, 두 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명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14인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헌재 재판관 지명권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과 동등한 인사권이 없으니 국회가 선출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의 임명만 할 수 있고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은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법 개정 제안 설명에서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자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체하는 자가 아니라 국정의 연속성을 위한 임시적 지위에 불과하다”며 “헌재 재판관 임명권은 대통령의 고유 인사 권한이고, 그에 따라 대통령 직무대행이 이를 행사할 경우 명백한 위헌 행위”라고 했다.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뉴스1

민주당은 한 대행에게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가 선출한 마 후보자의 임명은 한 대행이 서둘러 해야 하지만, 한 대행이 퇴임하는 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하는 건 위헌이라는 것이다.

현행법은 헌재 재판관 9명 중 3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명은 국회가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하고 있다. 9명 모두 최종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경우,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 3명만을 제외하고는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문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 달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했다.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후임 재판관 지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행이 보수 성향 재판관을 지명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법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탄핵 심판 선고가 4월 18일까지 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자가 탄핵 심판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번에 낸 법 개정안은 그런 상황에 대비한 조치”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낸 법안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에서,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을 대통령이 7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하고, 임명을 하지 않으면 임명한 것으로 간주하는 법 개정안도 상정했다. 또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거나, 재판관 임명을 지연하면 징역형 처벌이 가능한 법안도 추가로 발의할 예정이다. 두 법안 모두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한덕수 대행을 겨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