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를 같이 타고 있다. 이 차는 푸틴 대통령이 그해 2월 김정은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를 같이 타고 있다. 이 차는 푸틴 대통령이 그해 2월 김정은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하고 탄도미사일·탄약 등 무기를 지원한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최대 28조7000억원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8일 나왔다. 이는 북한 전 주민이 6년간 먹을 식량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1차와 올 1~2월 2차에 걸쳐 총 1만4000여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북한은 그 대가로 병사 1인당 최소 월 2000달러와 소정 일시금을 받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병 기간을 1년으로 잡을 경우 파병을 통한 외화 수입은 총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 포로의 증언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파병금 대부분은 북한 정권이 가져가고 극히 일부만 병사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금, 전사자 보상금 등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지급액은 커질 수도 있다.

정찰위성 등으로 확인한 결과, 북한은 122㎜·152㎜ 포탄, 불새-4 대전차 미사일,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등 각종 무기와 탄약을 선박으로만 컨테이너 약 2만1000개에 실어 러시아에 보냈다. 차량, 열차, 항공편을 포함하면 전투 물자가 더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종합하면 무기 판매 금액은 27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은 이 금액을 현금뿐 아니라 최신 무기 등 현물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선박이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운송하는 모습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이미지. /뉴스1

북한은 이번 파병을 계기로 위성 발사체,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무기 핵심 기술도 제공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러시아는 이미 관련 과학자를 북한에 보내 기술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연구원의 박용한 핵안보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받을 28조7000억원은 북한 연간 식량 필요량(550만t)의 6년 치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하지만 이 돈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그리고 연간 2조5000억원인 특권층 사치품 구입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