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당장 임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야권 고위 인사들이 최 대행에게 연락해 ‘당장 마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당신도 탄핵소추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따를지를 숙고하겠다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행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하는지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국무위원들의 중론은 ‘곧바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최 대행과 국무위원들은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고,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마 후보자 임명은 한 총리 선고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한 총리가 직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같은 ‘헌법기관 구성권’ 행사를 ‘권한대행의 대행’이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최 대행을 비롯한 정부 요인들은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인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소추 요건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아닌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탄핵소추된 것도 마 후보자 임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한 총리 탄핵소추를 각하할 경우, 최 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한 행위들의 법적 효력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나중에 헌재 구성의 정당성을 두고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내에선 ‘국무위원들이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최 대행이 임명을 강행하면 국무위원들이 사임할 수 있고, 이 경우 국무회의 소집이 불가능해져 주요 국정 수행은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 일정 확정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국무회의는 국방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장관이 공석인 데다 대통령과 총리,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돼 있어, 국무위원이 한두 명만 추가로 사임하면 의결정족수 미달로 기능을 멈추게 된다. 이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인 대선 일정 확정도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