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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일인분의 안락함’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미국 작가 에릭 딕 윌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에어컨의 등장이 여름의 더위를 함께 나는 공동체의 힘을 희석시켰다고.
에어컨이 등장하기 전에 집 밖은 집 안보다 시원했고,
사람들은 여름날이면 밖으로 나와 이웃들과 담소를 나눴다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범죄와 이웃간 갈등 등이 예방되었는데
에어컨 등장 후 모든 게 다 바뀌었다고요.
이 책은 분명히 기후위기에 대한 책이 맞지만,
단순히 “에어컨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에어컨을 사용함으로써 안락함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과연 진정한 안락함을 불러왔느냐에 대해 숙고하도록 합니다.
모깃불 켜놓고 동네 골목에 앉아 부채질하며 여름 밤을 보내던 시절이 그립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에어컨은 오존층만 파괴했을까… 지역 공동체도 무너뜨렸다]
4월에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 단편을 꼽겠습니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4월의 맑은 아침’만 해도 서정적인데 ‘100퍼센트의 여자’라니 정말로 청명하게 로맨틱하지 않나요?
서른 두 살의 ‘나’는 4월의 어느 맑은 아침, 모닝 커피를 마시러 가다 하라주쿠의 뒷길에서 ‘100퍼센트의 여자’와 스쳐지나갑니다.
여자는 그다지 예쁘지 않습니다. 옷차림이 멋진 것도 아니고,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50m 앞에서부터 나는 직감하지요. 그녀는 내게 있어 ‘100퍼센트의 여자’라는 걸.
그렇지만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거나 뒤를 밟지 않죠. 그저 스쳐갈 뿐. 그녀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걸으면서요.
몇 걸음 걷고 뒤돌아 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고 없습니다.
‘나’는 아쉬워하며 그녀에게 건넸으면 좋았을 이야기들을 상상해 보지만, 놓쳐버린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요.
미세먼지로 흐린 아침이 더 많았던 4월이지만, ‘100퍼센트의 사람’, 혹시 만나셨나요?
만나지 못했더라도 실망하긴 이릅니다. 아직 4월이 며칠 더 남았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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