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한 장면/뉴시스

최근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토르4) 자막을 두고 일부 관람객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극중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된 캐릭터를 가리켜 “토린이”(토르+어린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토르4′는 2017년 ‘토르: 라그나로크’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마블 토르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다. 이번 영화에서는 신(神) 도살자 고르에 맞서 싸우는 토르의 모습이 그려진다. 또 새 아스가르드의 왕이 된 발키리와 ‘마이티 토르’가 된 토르의 옛 연인 제인도 등장한다.

문제가 된 부분은 “토린이”라는 자막이다. 이 자막은 제인이 새 능력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초보 토르’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 나온다. 일부 관객들은 이를 두고 아동혐오적 표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린이’라는 표현이 아동 비하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앞으로 공공기관 공문서 등에 ‘~린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도록 홍보·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도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이런 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당시 인권위는 이 같은 표현이 아동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며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특별한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하는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은 소셜미디어,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올린 글에서 이를 지적하며 “자막에 토린이라고 쓴 거 진짜 별로였다. 번역가 이상하다”, “꼭 토린이라는 자막을 달았어야 했을까”, “토린이라는 자막이 영화의 의미를 해친다” 라고 했다. 일부는 디즈니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겠다고도 했다.

‘토르4′ 측은 8일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번역가 이름은 밝힐 수 없다”며 “해당 논란에 대해서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