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작의 수가 많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수준도 향상되어 반가웠다.

전반적으로 자연과 사물을 통해 동심을 표현하는 작품이 많았다. 종전 동시에서 흔히 다룬 소재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롭게 표현하려는 작품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면이었다. 그러나 너무 성인 의식에 치우쳐 아이들의 동심을 놓친 작품도 있어 아쉬웠다.

‘집에서 노는 사람’은 엄마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표현하였으나 너무 엄마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 흠이었다. ‘너구리 삼형제’는 야생동물은 자연이 치유해 준다는 발상이 좋았으나 너무 작위적인 면이 보여 아쉬웠다. ‘꿈을 튀기는 시간’은 동시다운 발상의 깔끔한 작품이었으나 뻥튀기라는 소재가 낡아서 새롭지 않았다. ‘푸른 심장’은 세련된 시적 문체와 산뜻한 묘사에 호감이 갔다. 그러나 발상이 이전 동시에서 흔히 보아온 것이라서 참신성이 떨어졌다.

당선작 ‘고양이 기분’은 아이가 버림받은 길고양이를 돌보면서 사랑의 가치를 알게 되고 가족에게서도 관심을 받게 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성인 중심이 아니라 아이 시각에서 아이의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동시답게 간결하고 단순하게 표현한 것도 미덕이었다. 아이의 기분을 고양이에게 비유한 상큼한 결말도 인상적이었다. 기존 동시의 틀에서 벗어나 구어체와 대화체의 새로운 기법과 형식에도 호감이 갔다. 당선을 축하하며 꾸준한 정진을 바란다.

이준관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