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상영되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홍보 영상의 모습./뉴스1

1990년대 인기 일본만화 ‘슬램덩크’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돌아오면서 국내에 ‘슬램덩크’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영화가 새해 첫 100만 관객을 달성하는가 하면 기념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로 ‘오픈런(문이 열리자마자 매장 안으로 뛰어가는 것)’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일본 언론도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한국의 ‘슬램덩크’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날(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67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5위 기록이다.

‘슬램덩크’ 열풍은 유통가에도 불었다. 영화 개봉 후 한 업계 내 농구화와 농구복 판매가 각각 488%, 350% 급증했고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백화점 앞에는 기념품 구입을 위해 오픈 전날부터 밤을 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원작인 만화 ‘슬램덩크’의 주문 수량도 1057% 크게 뛰었다.

이 같은 ‘슬램덩크’ 열풍에 국내에서는 “노재팬 운동 이제 끝인가” “선택적 불매였네” “나름 열심히 노재팬하다가 슬램덩크는 못참았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서 오픈한 '더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현대백화점 제공

일본 현지에서도 한국의 ‘슬램덩크’ 열풍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4일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한국인들이 성장해 30~40대가 됐고 이들에게 이 작품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일본인 작가 타나카 미란도 온라인 매체 겐다이 비즈니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슬램덩크’가 단순히 스포츠 정신이 아닌 그 이상의 깊은 메시지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시간이 흘러 함께 청춘시절의 추억에 젖어든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며 양국의 동세대를 잇는 작품”이라고 했다.

일부 매체들은 ‘노재팬’ 운동에 주목했다. TBS는 “노재팬 운동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도 ‘고민했지만 너무 의미 있는 만화라 안볼 수가 없었다’는 글을 남겼다”며 “이 같은 문화 교류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연예매체도 “문재인 정권하에서 펼쳐졌던 반일운동에도 아랑곳 않고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