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티모테 샬라메는 가진 것은 낡은 모자뿐이지만 기발한 초콜릿을 만들어내는 청년 웡카 역을 맡아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나와 함께라면, 순수한 상상의 세계로 가게 될 거야.” 웡카의 노랫말처럼 이 영화는 일상에 찌든 어른마저 달콤한 초콜릿에 설레던 어린 시절로 데려다 놓는다. 31일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웡카’는 북미 개봉 한 달여 만에 글로벌 티켓 수입 5억779만달러(약 6800억원)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연 배우 티모테 샬라메(29)는 웡카 역을 맡은 이유에 대해 “냉소적이지 않은 관객을 위한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다. 매일 좋지 않은 뉴스가 쏟아지는 시대에 이 영화는 한 조각의 초콜릿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웡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윌리 웡카는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등장하는 초콜릿 공장 창립자로 마법 같은 초콜릿, 캔디를 만들어내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1971년 영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에선 진 와일더가, 2005년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선 조니 뎁이 연기했다. 지금까지의 웡카는 기이한 괴짜 이미지가 강했다면, 3대 웡카인 티모테 샬라메는 꿈과 희망에 부푼 순수한 청년 사업가로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했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을 만드는 게 꿈인 웡카는 그의 재능을 견제하는 초콜릿 기업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열려 한다.

웡카의 흥행 뒤엔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배우, 티모테 샬라메의 막강한 스타 파워가 있다. 미국·프랑스 이중국적인 배우 샬라메는 특유의 신비롭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현실 세계에서 벗어난 캐릭터마저 납득하게끔 소화해낸다. SF 영화 ‘듄’(2021)에선 사막 행성의 귀족, ‘본즈 앤 올’(2022)의 사람을 먹는 소년에 이어 ‘웡카’의 초콜릿 마법사까지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맡아왔다. ‘웡카’에선 먹으면 풍선처럼 몸이 떠오르는 ‘두둥실 초콜릿’, 자신감이 차오르는 ‘기린 마카롱’처럼 기상천외한 과자들을 만들어내며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영화 '웡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웡카는 샬라메의 노래와 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가 뉴욕 라과디아 예술고등학교 재학 시절 랩 네임 ‘티미 팀’으로 공연한 코믹 춤 영상은 조회 수 1220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웡카’의 폴 킹 감독은 “10대 시절 영상들을 보고 오디션 없이 티모테 샬라메를 캐스팅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샬라메는 뛰어난 가창력은 아니지만 청년 웡카에 어울리는 풋풋하고 감미로운 노래를 선보인다. 토니상 안무상 수상자에게 3개월간 수업을 받았다는 활기 넘치는 안무도 영화의 마법 같은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으로 22세에 최연소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연기파 배우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춰 ‘넥스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 불리기도 한다. 주로 예술 영화에 주로 출연해오던 그는 SF 블록버스터 ‘듄’으로 매출 4억202만달러를 돌파하며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웡카’는 ‘듄’의 기록도 제치고 티모테 샬라메의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됐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서울 강남에 열린 팝업스토어에도 8만명 인파가 몰리고 굿즈가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열기가 심상치 않다. ‘듄: 파트2′까지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올해 초 극장가는 티모테 샬라메의 팬들로 북적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