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복, '국화와 원앙'(1937). /박을복자수박물관

서울 우이동 박을복자수박물관(관장 오순희·오영호)은 2024년 기획전 ‘자수인생 100년-비단 위에 아로새긴 오색의 아름다움’을 28일까지 연다. 한국 자수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박을복(1915~2015) 선생의 전 생애에 걸친 자수 작품을 선보인다. 초기작인 ‘자수기법 124종’부터 1960년대 ‘꿈’과 ‘사슴’, 1970년대 ‘학’과 ‘에펠탑’, 후기 작품인 2000년대 ‘집으로 가는 길’까지 주요 자수 작품과 사진 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에 나온 박을복 작품 중 일부도 이곳에서 복제본으로 선보인다. 제17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인 ‘국화와 원앙’(1937)의 만개한 국화는 중앙을 태극 무늬로 수놓았다. 박물관은 “국화는 일본 황실의 문장(紋章)인데, 당시 미술대학 학생으로서 박을복 선생이 식민지하의 나라 잃은 설움을 태극 문양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