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 전경. 1981년 촬영.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구기동 서울미술관을 기억하십니까?’

서울 종로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서울미술관, 그 외침과 속삭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부암동에 있는 석파정 서울미술관이 아니라 1981년 구기동 88-2번지에 개관해 20년간 한국 미술의 중요한 현장이었던 서울미술관이다. 화가 임세택이 한국상업은행장이던 부친 임석춘의 도움을 받아 개관해 사재로 운영했다.

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에서 1987년 9월 열렸던 '뒤샹 서울' 전시 도록.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에서 1982년 7~8월 열렸던 '프랑스의 신구상회화' 전시 도록.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마르셀 뒤샹과 만 레이, 로베르토 마타 등 유럽의 다다와 초현실주의, 프랑스 신구상 회화를 국내에 적극 소개했고, 국내 민중미술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던 시기에는 국내와 프랑스 문화예술인 100여 명이 구명 운동에 참여했지만 2001년 끝내 폐관했다. 김달진 관장은 “서울미술관은 1981년부터 20년 동안 60여 회 전시와 강연회,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당대 선진적 미술 문화를 이끌었다”면서 “개관 당시 옛 멕시코 대사관을 활용했던 건물도 2023년경 철거됐다”고 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2012년 ‘외국 미술 국내 전시 60년: 1950~2011’ 전시를 열면서 ‘한국 미술에 큰 영향력을 준 외국 전시’를 설문조사한 결과, 서울미술관의 1982년 ‘프랑스의 신구상회화’가 3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1년 11월 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 개관전을 열며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화가 강명희, 김윤수 전 서울미술관장, 서울미술관을 설립한 화가 임세택 , 화가 권순철.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전시는 박물관이 수집한 서울미술관 관련 아카이브 60여 점, 당시 미술관 관련 인물들과 전시 작가 인터뷰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미술관을 설립한 화가 임세택·강명희 부부도 개막에 앞서 전시장에 다녀갔다. 박물관은 전시가 끝난 후 홈페이지에 연구 자료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는 5월 2일까지. 관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