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 예수를 상징하는 사자 아슬란(오른쪽) 역으로 메릴 스트립이 섭외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고전 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젠 예수까지 성(性)전환시키려 하나.”

판타지 명작 ‘나니아 연대기‘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지며 논란에 휘말렸다. 예수를 상징하는 사자 아슬란 역에 메릴 스트립을 섭외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이 시끄럽다. 연출을 맡은 영화 ‘바비‘의 그레타 거윅 감독에게 “과도한 성별 전환 캐스팅으로 고전을 망치려 한다”는 비판이 몰린다.

1억2000만부가 팔린 ‘나니아 연대기‘(1950)는 벽장 속 신비의 나라 나니아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환상의 7부작 소설이다.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20세기 판타지 문학을 대표한다. 사자 아슬란은 희생과 부활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나니아의 통치자로,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작가 C S 루이스가 예수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여러 비유를 넣었다. 2000년대 초반 디즈니에서 3부작 영화로 만들었을 때 엘리자베스 2세가 시사회에 참석했을 정도로 상징적인 고전이다. J K 롤링도 “‘나니아 연대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고전에 거윅 감독이 과감한 변화를 주려 하려 한다고 뉴욕포스트와 가디언 등 영미 매체가 보도하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디즈니 ‘백설공주‘가 망한 걸 보고도 배운 게 없냐”는 항의부터 “그럴 거면 사자를 (‘바비‘처럼) 핑크 코끼리로 바꿔라” “아예 레즈비언 예수로 하라” “마녀 역은 브래드 피트를 시켜라” 등의 비꼬는 글도 올라온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사자는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처리되며 배우가 목소리를 낸다. 앞서 디즈니 버전에선 남성성이 강한 배우 리엄 니슨이 맡았다. 넷플릭스 버전에서 메릴 스트립의 캐스팅이 확정되면 암사자 CG에 스트립의 목소리가 입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나니아 연대기‘에 2억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해 내년 말 공개할 예정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나니아 연대기‘를 2주 한정으로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