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자이너 조너선 심카이가 지난 14일 미국 뉴욕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패션쇼. 실제 패션쇼가 열리기 전날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으로 열렸다. /조나단 심카이

‘가상 인간’이 ‘실제 인간’을 대체할까. 모델 업계에선 상당 부분 진행됐다. 국내의 가상 인간 모델 로지는 보험사·자동차·패션 브랜드·라면·편의점 등 톱스타들이 찍는 광고를 접수한 데 이어, 오는 22일엔 싱글 음반도 발표한다. 미국에선 오는 3월 24일(현지 시각)부터 27일까지 가상현실 플랫폼인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에서 열릴 ‘세계 첫 메타버스 패션쇼’를 위한 가상 모델 열전이 한창이다.

이번 주에는 ‘맛보기 무대’가 뉴욕에서 열렸다. 11일 막을 올린 2022 가을겨울패션쇼 무대. 16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쇼에선 기술력을 앞세운 가상 인간·홀로그램 모델·메타버스 모델 등이 화제로 떠올랐다.

메타버스 패션쇼/조나단 심카이(jonathan simkhai)

대표적인 쇼는 미국 뉴욕의 인기 디자이너 조너선 심카이가 14일 선보인 메타버스 모델 패션쇼. 공식 패션쇼 무대 하루 전에 메타버스 모델을 통해 의상을 먼저 공개했다. 디지털 의류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식 패션쇼에 앞서 메타버스 패션쇼를 동시에 연출한 것이다. 미국 패션 전문 매체 보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날 선보인 11벌의 의상은 3D 디지털 의상으로 제작해 판매될 예정이다.

홀로그램 모델/야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디자이너인 메이지 슐로스가 선보인 브랜드 ‘메이지 윌렌’은 13일 쇼에서 2m 가 넘는 홀로그램(3차원 영상 입체) 모델을 다수 등장시켰다.

홀로그램 모델
홀로그램 모델 /야후

관객은 어두운 방에 들어가 홀로그램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반짝임이 달라지는 금속성 느낌의 의상 27벌을 관람하고 관찰했다. 홀로그램 모델 제작은 IT 기업 야후와의 협업. 미국 CNN은 “야후 팀은 실물보다 큰 홀로그램과 증강현실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106대의 카메라를 투입했다”면서 “옷의 모든 요소를 담아낸 360개의 이미지를 초고화질 6K 해상도로 포착해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열린 박윤희 디자이너의 ‘그리디어스’ 쇼에선 LG가 선보인 AI 아티스트 틸다가 디자이너로 나섰다. 틸다는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AI다. 이번 컬렉션을 구성하는 200여 점의 의상은 AI 틸다가 스스로 만들어낸 3000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인공지능(AI) 아티스트 ‘틸다(Tilda)’. /LG
그리디어스 바이 틸다(Greedilous-by-Tilda) fw2022. AI 아티스트 틸다가 디자인한 패턴을 이용한 의상을 모델이 선보이고 있다. /그리디어스

미국 CNN은 “모델 워킹을 바라보기만 하는 수동적 관람 대신 홀로그램 모델에게 직접 다가가 살펴보거나, 메타버스 아바타를 통해 쇼 의상을 입어보는 적극적인 관람이 MZ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