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정식당(Jungsik)’이 미국 한식당 최초로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9일 발표된 뉴욕·시카고·워싱턴 미쉐린 가이드 2024년판에서 임정식 셰프가 운영하는 정식당이 2스타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로 승급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한국인 셰프는 코리 리(이동민)씨지만, 그가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 ‘베누(Benu)’는 ‘아시안 컨템포러리(Asian, Contemporary)’로 분류돼 있다.
정식당은 2011년 뉴욕점을 오픈한 뒤 전 세계 한식당으로는 처음으로 미쉐린 별을 획득했고, 2014년부터 2스타를 유지해오다 이번에 모든 요리사가 꿈꾸는 최고 영예인 3스타를 따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영업을 마치고 뉴욕으로 이전한 한식당 ‘주옥’도 별 1개를 받으며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새롭게 올렸다. 지난 3월 뉴욕에서 문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이뤄낸 쾌거다.
이로써 세계 최대 외식 격전지 뉴욕에서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한식당은 총 11곳이 됐다. 새롭게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녹수(Noksu)’는 ‘한식(Korean)’이 아닌 ‘컨템포러리(Contemporary)’로 구분됐지만, 한국인 김대윤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가성비 맛집을 뜻하는 빕 구르망(Bib Gourmand)에도 6곳 선정됐다.
최근 뉴욕에서는 “K만 붙으면 장사가 된다”고 할 정도로 한식이 붐이다. 한식이 파인다이닝(고급 외식)에서도 대세인 건 이번 미쉐린 가이드 발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파인다이닝 아시안 퀴진’의 대표 주자인 일식을 위협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일식도 저력이 만만찮다. 일식당은 ‘스시’로 분류된 식당까지 합치면 총 19곳으로, ‘컨템포러리’를 제외한 국가 요리 중에서는 가장 많이 스타 리스트에 올라 여전한 미식 파워를 보여줬다. 새롭게 별을 받거나 승급한 식당도 4곳으로, 신규 스타 한식당(2곳)보다 많다.
프랑스 레스토랑은 ‘컨템포러리 프랑스식’까지 합쳐서 7곳으로 전성기는 지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많은 레스토랑이 속한 컨템포러리 요리의 기본이 프랑스 요리.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식당 대부분이 프랑스에서 체계화된 요리법으로 훈련된 셰프들이 운영한다. 모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근본적으로는 프랑스 요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밖에 스칸디나비아식 레스토랑은 2곳(아쿠아비트·아스카)에 불과하지만 둘 다 2스타로 높은 랭킹이란 점에서 스칸디나비아 요리가 영향력과 인기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멕시코식(코리마)과 중식(잉타오) 레스토랑이 각 1곳씩 새롭게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