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감미료. 기사와 관련 없음./위키미디어

설탕의 약 300배의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 사카린이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높여주고, 항생제 내성을 없앨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일 영국 브루넬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엠보 분자 의학’에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를 이끈 로넌 맥카시 교수는 “사카린이 세계에서 위험한 병원균 중 하나인 다제내성균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요구르트나 무설탕 음료 등 다이어트 식품에 흔히 쓰이는 감미료가 항생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사카린이 장내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사카린이 박테리아 성장을 멈추고 DNA 복제를 방해하고, 박테리아가 바이오필름(항생제 생존에 도움이 되는 끈적끈적한 보호층)을 형성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사카린이 함유된 하이드로겔 상처 드레싱도 개발했다. 이 드레싱은 테스트에서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은(실버) 기반 항균 드레싱보다 박테리아 수치 감소에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는 몸에 해로운 세균과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방식의 약물이다. 항생제로 인해 수술 후 감염에 의한 사망이나 세균성 질병에 의한 사망, 상처 감염에 의한 사망 등이 줄어들어 인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항생제 처방에도 살아남은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진화해 내성이 생기면서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문제도 발생해 왔다. 항생제 내성 문제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0만 명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맥카시 교수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와 수십 년이 걸리는데 연구를 통해 사카린을 발견했다”면서 “내성 감염을 치료할 새로운 약물이 시급히 필요한데 사카린이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