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발레축제

유니버설발레단이 ‘백조의 호수’에 흑조 군무를 야심차게 추가해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 유일한 시립 발레 공연단체인 광주시립발레단이 대표 레퍼토리 ‘돈키호테’를 전막 공연으로 서울 무대에 데뷔시킨다. 각광받는 젊은 발레 안무가들의 재기 넘치는 소극장 공연도 이어진다.

제13회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 박인자)가 내달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에서 총 17회 공연이 이어진다.

◇유니버설 ‘백조의 호수’, 광주시립 ‘돈키호테’

'발레에서 시대를 마주하다'를 주제로 내달 8~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13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참여하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대한민국발레축제

유니버설발레단의 클레식 발레 대표 작품 ‘백조의 호수’ 오페라극장 공연이 먼저 눈길을 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수퍼스타 발레리나였던 문훈숙 단장이 이번에도 직접 공연 시작 전 작품 해설로 감상을 돕는다. 올해 공연의 기대 포인트는 역시 밤의 호숫가 백조들의 군무 장면. 유니버설은 마지막 부분에 흑조 군무를 추가해 백조와 흑조의 서사가 더 선명하게 대비되도록 안무를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3막 4장을 2막 4장으로 수정해 빠른 전개를 선보인다. 6월 9~11일 오페라극장.

특별 초청공연인 광주시립발레단 ‘돈키호테’도 기대를 모은다. 1976년 창단된 국내 유일 시립 발레단. 광주에 탄탄하게 자리잡고 고전부터 컨템퍼러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온 지역 강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이야기 중 이발사 바질과 주막집 딸 키트리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기 넘치는 발레 작품.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발레 마스터인 크리스토프 노보그로츠키가 안무에 현대적 재해석을 섬세하게 더했다. 6월 24~25일 CJ토월극장.

축제 기획공연 ‘발레 오디세이’도 관심을 모은다. 16세기 궁정 발레로부터 낭만 발레, 고전 발레, 신 고전발레와 컨템퍼러리 창작 발레까지 발레의 시대별 흐름을 시간 여행하듯 즐기도록 구성된 공연.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 단장이 해설을 맡아 영상 자료와 실제 공연으로 아는 만큼 보이는 발레 이야기를 들려준다. 6월 16~17일 CJ토월극장.

◇토월극장 ‘클라라 슈만’… 자유소극장에 6인 6작품

'발레에서 시대를 마주하다'를 주제로 내달 8~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13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참여하는 윤전일댄스이모션의 '첫 번째 게임_Uno. Dos. Tres. Cuatro' ⓒBAKi

서울발레시어터 명예 예술감독 제임스 전이 6년 만에 안무한 전막발레로 ‘클라라 슈만’은 ‘천재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 슈만의 강인한 삶을 모던한 발레로 표현한 수작’이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을 오마주한 윤전일댄스이모션의 ‘첫 번째 게임_Uno. Dos. Tres. Cuatro’도 기대작. 극적 소재를 다양한 무용과 발레의 형태로 접목했다. 재연작인 두 작품은 6월 10~11일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박인자 예술감독은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극장 공모 경쟁률은 2.5대 1이었다”고 했다.

역시 공모로 선정된 6인 안무가의 작품 6편은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작 3편, 재창작 3편. ‘커튼콜’은 현대사회의 무거운 주제들을 풍자하며 고유한 색으로 위트 있는 작품을 선보여온 유회웅리버티홀의 작품.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신현지가 이끄는 넥스트 플로어(NXXT FLOOR)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전쟁통에 생이별을 하고 평생 남북으로 흩어져 이산가족으로 살았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발레로 옮겼다. 이 두 작품과 함께 창작 3편 중 한 편인 양영은비욘드발레의 ‘소나기’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의 발레 작품으로 옮겼다. 한국 문학작품을 탐구해 한국적 정서와 미를 담은 창작 발레 작업을 이어온 안무가다.

'발레에서 시대를 마주하다'를 주제로 내달 8~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13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참여하는 프로젝트클라우드나인의 COMBINATION 2.0. /대한민국발레축제

재창작 작품은 세 편. 프로젝트클라우드나인의 ‘COMBINATION 2.0′은 안무가 김성민이 2018년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초연 뒤 작년 한국발레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받았다. 유미크댄스의 ‘엣지_뉴 던(Edge-New Dawn)’은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고전 발레 테크닉을 기반으로 컨템포러리 테크닉을 결합한다. 원혜인발레프로젝트의 <Write & Speaker Ⅱ>는 행위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예술가는 여기 있다(Artist is present)’를 모티브로, 현대 사회에서 관계의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CJ 토월극장 로비에서는 ‘발레 일러스트’ 전시도 열린다. www.bafe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