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두리랜드’를 30년 넘게 운영 중인 배우 임채무(72)에겐 아직도 빚만 150억원이 남아있다. 빚이 너무 많아 신용카드 한도도 적고, 대출도 못 받는다. 그럼에도 놀이공원을 문 닫지 않는 이유는 두리랜드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들 때문이다.
임채무는 1990년 경기 양주시 장흥국민관광지에 130억원을 들여 두리랜드를 지었다. 3000평에 달하는 넓은 규모에 바이킹, 회전목마, 범퍼카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보유한 두리랜드는 많은 나들이객에게 사랑받았다.
임채무는 30년간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아이들과 온 젊은 부부가 돈이 없어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입장료를 없애버렸다. 그러다 보니 두리랜드를 찾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임채무의 빚은 늘어갔다.
임채무는 2017년 10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로 두리랜드를 휴장했다. 그리고 2년 6개월만인 2020년 4월 24일,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입장료도 받기 시작했다. 인건비와 전기세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채무는 “예전에는 직원이 15~18명이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생까지 하면 70~80명이다. 지금은 전기세만 해도 월 2000만원가량 나온다. 입장료를 안 받으면 두 달 있다가 문 닫으라는 거다”라고 토로했다.
입장료를 받아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놀이공원 땅을 파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임채무는 “놀이동산 땅을 팔면 밥은 먹고 살 거다. 그런데 삶의 스타일이 다른 거다. 배고파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좋고 재미있다. 고민 없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고민이 없었진다”고 답했다.
빚도 여전히 많다. 임채무는 4일 KBS2 ‘살림남’에서 “임채무답게 채무가 있다. 앞으로 갚아야 할 돈이 140억, 150억 되는 거 같다. 너무 빚이 많아서 카드 한도도 적고 대출도 안 된다. 여의도 아파트 두 채 있었던 것도 급매로 팔았다”고 말했다.
임채무는 놀이공원 리뉴얼 전 아내와 수영장에 있는 화장실에 군용 침대 2개를 놓고 1년간 살았다고 한다. 그는 “지나고 나니 낭만이 있었다. 저녁에 퇴근하면 아내와 둘이 의자와 테이블 놓고 캔맥주 하나씩 했다. 어떤 환경이든 나에게 닥쳤을 때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 하면 못 산다. 소나기가 내려야 무지개가 뜨는 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