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2021년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새해 아침, 정부부터 솔선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은 뒤에나 일을 멈춘다)’의 출사표 심정을 말씀드렸다”며 “올해 반드시 위기극복-경기회복-경제반등을 이루어 내자”고 했다. 지난달 31일 대국민 신년사에서 “사이후이의 새해 출사표 심정으로 진력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비장한 각오를 담은 ‘사이후이’라는 표현을 두 차례 연속 쓴 것이다.

사이후이는 ‘논어(論語)’에 나온 표현으로, 촉한의 재상 제갈량이 위나라 정벌 시도를 앞두고 황제 유선에게 보내는 출사표에서 같은 말을 썼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자는 각오를 담은 표현으로, ‘총력을 다하겠다’는 유의 말을 자주 쓰는 부총리의 스타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자격 논란에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홍 부총리가 유임된 부총리로서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3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논란으로 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홍 부총리에게 “내년에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고 바로 경질하지 않고 특정 참모를 둘러싼 논란이 다소 가라앉을 즈음 교체하는 스타일”이라며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재신임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2020년 대국민 신년사에서는 ‘연비어약(鳶飛魚躍·솔개의 하늘 솟음과 물고기의 수면 차기와 같이 힘찬 기상)’이라는 ‘시경(詩經)’ 구절을 인용하며 “경제 도약을 고대한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