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전해수기’ 대부분이 살균 효과를 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만 넣어도 99% 이상 살균된다고 광고한 제품들의 살균력은 최대 35% 수준에 불과했다. 반려동물용으로 나온 제품 대부분은 동물용 의료기기 허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해수기는 염소가 들어 있는 수돗물을 전기분해해 살균수(차아염소산수)를 만드는 기기다. 이 살균수를 현관 문고리나 택배상자, 옷 등에 뿌려 세균을 제거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보통 스프레이형으로 가격은 20만~30만원대다. 하지만 살균 효과와 안전성을 두고 논란도 많다.
12일 한국소비자원이 15개 전해수기 제품을 시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만 넣어도 99% 이상 살균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 13개 제품의 살균력은 대장균은 최대 35.3%, 황색포도상구균은 최대 32.5%에 그쳤다. 이 중 6개 제품은 살균수를 뿌린 뒤 세균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업체들이 광고하는 99%란 숫자는 실제 사용 환경과 거리가 먼 (실험실) 환경에서 시험·도출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또 살균수인 차아염소산수는 의약외품 기준에 따라 손소독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인데 7개 제품은 손소독제 용도로도 쓸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해수기를 반려동물용 살균·소독제로 쓰려면 동물용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반려동물용 살균·소독제로 광고한 13개 제품 중 12개 제품은 동물용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해수기는 세균을 죽이는 ‘살생물제품’으로 광고에 무독성, 무해성, 자연친화적 같은 문구를 쓸 수 없는데 9개 제품은 ‘인체에 무해’ ‘친환경’ 등의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살균수는 피부에 화상, 부종·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