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7% 상승한 3만4955.8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71% 오른 4575.5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1% 상승한 1만4354.9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7% 급락한 배럴당 105.9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호재와 악재 뒤섞인 월가’, ‘테슬라도 주식 분할’, ‘미국 개미도 ‘화끈한’ 투자’를 꼽았습니다.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의 기가 팩토리가 28일 시작된 상하이 푸둥의 코로나 봉쇄로 나흘간 가동 중단한다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8%나 급등했습니다. 테슬라는 28일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주식분할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방송에서 앞으로 전망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호재와 악재 뒤섞인 월가
월가 3대 지수는 이날 모두 6주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서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 급락은 호재였습니다. 유가 급락은 비용을 떨어뜨려서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유가는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예컨대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올해 유가 상승으로 60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디젤 가격 상승이 배송 트럭 운용 비용 등을 올리는데, 연료 가격이 운송비의 20%나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날 유가 급락의 배경이 중국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것이어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는 악재도 섞여 있는 것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7% 급락한 배럴당 105.9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7% 가까이 떨어진 배럴당 112.4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유가 급락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 봉쇄 소식이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것입니다.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는 28일부터 동쪽인 푸둥과 서쪽인 푸시를 2단계로 나흘씩 나눠 8일간 도시를 봉쇄하고 전 주민 코로나 검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9일 터키에서 5차 평화회담을 연다는 소식도 유가 급락을 부추겼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차질로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벌어지는 긴장감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편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원유 시장에서 ‘급등 후 붕괴(spike & crash)’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브렌트유 기준으로 올해 시나리오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150달러, 200달러 등으로 급등했다가, 내년에는 각각 배럴당 75달러, 95달러, 110달러로 급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전략가인 제프리 큐리는 현재 상황은 원자재 시장의 수퍼 사이클(장기 상승장)의 초기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날 또 다른 월가의 이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었습니다. 장중에 한 때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636%,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6%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었습니다. 두 금리의 역전 현상은 2006년 이후 처음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험 법칙 상 경기 침체로 일어지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경계하는 일입니다. 결국 두 금리의 역전 현상은 마감을 앞두고 다시 풀어졌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54%,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57%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역전 현상은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마슬라브 마테즈카 JP모건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서 “경기 침체는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보다 먼저 시작하지 않으며, 대개 그 시차가 2년 정도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리스크가 좀더 인플레 쪽으로 기울면서 주식이 적어도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이 되고 있다”며 “주식은 실물 자산이고, 배당도 인플레와 함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소위 억만장자 세금(billionaire tax)으로 불리는 부자 증세는 1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경우에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금이 부과되면 절반 쯤은 10억 달러 이상 가진 억만장자들이 내게 돼서 억만장자 세금이라고 부릅니다. 법인세는 28%로 올릴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월가는 이런 증세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에 미칠 영향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 테슬라도 주식 분할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의 기가 팩토리가 28일 시작된 상하이 푸둥의 코로나 봉쇄로 나흘간 가동 중단한다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8%나 급등했습니다.
테슬라는 28일 오전 트위터에 추가적인 주식 분할에 대해 주주들의 승인을 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올렸고,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서도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주식분할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배당을 하기 위해 주식 숫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주식 분할 비율, 시기 등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현재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를 넘어서 주당 1091달러입니다.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추진하는 건 2020년 8월 이후 처음입니다. 그 때는 기존 1주를 5주로 분할했습니다. 당시는 주식 분할 후 20일 동안 주가가 60%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해의 경우 10월에 주총을 열었는데, 올해도 10월쯤 주총을 열어서 주주들로부터 주식분할 승인을 받는다면 2년여 만에 다시 주식을 쪼개게 되는 것입니다.
테슬라가 배당을 하기 위해 주식 분할을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통상 배당은 현금으로 하지만, 주식을 쪼개서 주식으로 배당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주식 분할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게 아니라 기존 주식을 쪼개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주가가 급등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당 가격이 떨어지면서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주식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게 주가 부양의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앞서 올해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회사)가 주식 분할에 나서겠다고 해서 테크주들의 주식 분할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에는 지난 10일 장 마감 후 20대1로 주식을 분할하겠다고 발표했고, 다음날 주가가 5.4% 급등했습니다.
아마존의 주식 분할에 따른 분배는 5월27일 기준 아마존 주주를 대상으로 해서 6월 3일 거래 종료 시점에 이뤄지며 6월 6일부터 다시 거래를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내용은 6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됩니다. 아마존이 앞서 마지막으로 주식 분할을 한 때는 1999년입니다. 이날 현재 아마존 주가는 주당 3379달러입니다. 주당 3000달러가 넘어가고 있는데, 주식 분할이 되면 주당 100달러 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은 주식 분할 후에 다우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다우 지수에 포함되려면 현재 다우 지수에 포함된 주식들보다 주가가 너무 비싸면 안 되고 100달러 대 정도가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알파벳은 2월에 주식 분할을 발표했습니다. 7월1일 현재 알파벳 주주인 경우에 한 주당 19주의 주식을 추가로 주는 방식으로 주식 분할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주식 분할의 효력은 7월15일부터 발생하게 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500 기업들이 주식 분할을 하게 되면 향후 12개월 동안 평균 25%의 주가 상승이 있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S&P500은 평균 9.1% 상승했는데, 주식 분할을 한 주식들이 지수보다 주가 성적이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 미국 개미도 ‘화끈한’ 투자
올해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ETP는 국내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 분석 플랫폼 모닝스타 다이렉트의 분석을 인용해서 인버스 ETP의 운용자산 규모가 115억 달러로 작년보다 42%나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입니다. 인버스는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상품입니다.
레버리지 ETP는 올해 다소 운용 규모가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난 10년 새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기초자산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팩크세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거래된 ETP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입니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올 들어 TQQQ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억1900만주로 작년보다 65% 증가했습니다. 운용자산은 180억 달러로 지난 1년 사이 58% 증가했습니다.
TQQQ는 국내 투자자들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ETF·ETN 중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은 TQQQ입니다. 서학 개미들은 이 ETF를 12억달러 순매수했습니다.
WSJ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세가 불확실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한 상품으로 몰려 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위험성도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품들은 대개 단기 투자용이고 장기 투자할 상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고위험 ETP들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 주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장 TQQQ의 올 들어 수익률은 -42%입니다. 나스닥100이 올 들어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개인 자금이 주식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개미들의 ‘다이아몬드 핸즈’와 법인 자금이 주식 매수에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이아몬드 핸즈’는 변동성이 높은 위험 자산을 쥐고 있으면서 팔지 않는 투자자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개인들은 1500억 달러의 자금을 주식 매수에 쏟아 부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시중 금리 상승세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채권에서 주식으로 개인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입니다.
외국인들은 미국 주식을 올해 500억 달러 매수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법인 자금은 기업 이익이 늘어나면서 7000억 달러가 주식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법인 자금 유입은 자사주 매입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주가가 출렁임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긴축 정책의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리스크가 여전합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리스크를 감안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하겠습니다. 둘째, 테슬라도 주식 분할을 한다고 합니다. 알파벳, 아마존에 이어 빅테크들이 주식 분할에 나서는 것입니다. 주식 분할로 주가가 싸지면 개인 투자자들은 쉽게 손이 가게 됩니다. 앞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를 늘린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리스크를 많이 감수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손실 위험은 커집니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따져 보고, 그에 맞는 투자법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