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 상승한 3만668.5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46% 오른 3789.9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5% 상승한 1만1099.1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6%포인트 급락한 연 3.33%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7월도 ‘자이언트 스텝’?’, ‘불러드 말대로 가네’, ‘월가는 안도 랠리’를 꼽았습니다.
미 연준은 14~15일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위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 나선 것입니다.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5~1.75%가 됐습니다.
이와 관련 월가에서 영향력이 큰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억만장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투자 컨퍼런스에서 “소비자물가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율보다 높게 금리를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는데, 이는 침체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며 “베어마켓(약세장)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고 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인플레이션이 일단 5%를 넘어서면 경제 침체 없이 꺾인 적이 없었다”며 “따라서 경기 연착륙을 예상한다면 그건 수십 년간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재산이 1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7월도 ‘자이언트 스텝’?
미 연준은 14~15일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위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 나선 것입니다.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5~1.75%가 됐습니다.
연준은 지난 3월에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지난 5월에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높였습니다.
당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5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두 번의 회의에서 50bp(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 있다”고 했습니다. 6월과 7월 FOMC에서 0.5%포인트 씩 금리를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시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75 bp인상은 FOMC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안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은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 금리 인상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6%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3월의 8.5%, 4월의 8.3%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올라가는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주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조사에서는 향후 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3.3%로 2008년 이후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를 2% 목표로 복귀시키는 데 강력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발표 전에 ‘자이언트 스텝’ 인상 확률을 99% 반영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신호로 보고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의 빅 하우스들이 이번 달 금리 인상 전망을 일제히 75bp로 수정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번 회의인 7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오늘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습니다. 다음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진행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7월 FOMC는 7월 26~27일 열립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분명히 오늘의 75bp 인상은 대단히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자이언트 스텝’은 이례적인 조치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금리 결정에는 새로 연준 이사가 된 리사 쿡과 필립 제퍼슨도 참석해서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다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0bp 인상을 선호하면서 75bp 인상에 대해서는 혼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연준은 이날 양적긴축에 대해 매달 475억 달러씩 자산을 축소하다가, 9월에는 95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만기가 돌아온 연준 보유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를 재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연준의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도 큰 폭의 금리 인상과 동반해서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 불러드 말대로 가네
이날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도 줬습니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가 연 3.4%, 내년 말 연 3.8%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말에는 연 3.4%로 다소 떨어지는 경로를 제시해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terminal rate)는 연 3.8%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앞선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때는 최종 금리가 연 2.5%였습니다.
이는 앞서 3월 FOMC에서 나온 점도표에서 준 신호보다 상당히 올라간 것입니다. 3월 점도표에서는 목표 기준금리로 올해 연 1.9%, 내년 연 2.8%를 제시했습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4% 쯤 되려면 연내에 추가로 1.75~2%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올해 앞으로 남은 FOMC는 7월, 9월, 11월, 12월 등 네 차례입니다. 3~4차례의 빅스텝 인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그간 연내에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연준 고위 인사들은 중립금리 수준인 연 2.5%까지 연내에 올려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6월 FOMC의 결론을 봤더니 불러드 총재의 말대로 된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달 20일에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내에 기준금리를 연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 이런 급격한 금리 인상이 주효하면 내년이나 2024년에는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당시 0.75%포인트 금리 인상도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마냥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테일러 준칙에 따라 계산을 했더니 연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테일러 준칙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1993년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공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실제 인플레이션율과 성장률이 각각 인플레이션 목표와 잠재성장률을 벗어날 경우 그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중앙은행의 적정한 정책 금리 수준을 산정하는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또 급격한 금리 인상이 오히려 경제를 연착륙 시키면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례로 1994년을 들기도 합니다. 1994년의 경우 5월, 8월 50bp 인상 후 11월에 75bp 인상했습니다. 이후 1995년 2월에도 50bp 인상을 한 후에 7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섭니다. 그 사이 미국에서 심각한 경기 침체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후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1995년 멕시코 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등으로 이어집니다.
이날 파월 의장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미국인들이 높은 금리를 감내할 수 있으며 광범위한 침체의 증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강한 위치에 있으며, 높은 금리를 다룰 수 있도록 잘 포지셔닝돼 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연착륙은 침체를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 전망은 크게 낮췄습니다. 연준은 이번에 올해 미국 성장률이 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습니다. 앞서 3월에는 2.8% 성장 전망을 했었습니다. 내년 성장 전망도 2.2%에서 1.7%로 낮췄습니다.
또 물가 상승률 전망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은 5.2%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3월 전망의 4.3%보다 높인 것입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일정 정도 위축돼서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더라도 당분간 높은 물가는 지속되고 성장도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성장이 주춤하는 게 과연 침체로까지 이어질 지가 향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월가는 안도 랠리
이날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인상 발표 후 월가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면서도 크게 출렁였습니다. 연준의 긴축 행보를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해야 하는 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연준이 이번에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는 세력과 이런 큰 폭의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적인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세력 간에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연준의 긴축으로 수요가 위축되면 결국 기업 실적의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주가에 악재가 됩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우려는 주가에 반영됐다는 입장에서는 경제가 침체까지 가지 않는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면 호재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날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6%포인트 급락하면서 연 3.33%를 기록했습니다. 금리 하락은 경기가 하강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는 것입니다.
국제 유가도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 등으로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3.04% 하락한 배럴당 115.3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주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95만6000 배럴 늘어났습니다. 월가 전망은 140만 배럴 감소하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2주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매판매는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3% 줄어든 6729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월간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월가 전망은 1.0% 증가였는데, 전망과 달리 감소한 것입니다.
소매판매 중에서 특히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전달보다 3.5% 감소했습니다. 가격 상승, 재고 감소 뿐 아니라 자동차 대출에 대한 금리 상승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5% 증가했습니다.
소비가 주춤하는 것은 오히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앞서 14일 혁신 기술주 투자의 대표 주자인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대상 웹캐스트에서 미국 증시가 저점에 가까워졌으며, 기술주가 가장 먼저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캐시 우드는 “기술주가 과거 위기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던 역사적 흐름을 반복하면 다른 섹터보다 먼저 바닥을 확인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나스닥은 2.5% 반등하면서, 1.5% 반등한 S&P500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 영향력이 큰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억만장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주 손 투자 컨퍼런스에서 소비자물가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율보다 높게 금리를 올려야 물가를 잡는데, 이는 침체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며 “베어마켓(약세장)이 더 갈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인플레이션이 일단 5%를 넘어서면 경제 침체 없이 꺾인 적이 없었다”며 “따라서 경기 연착륙을 예상한다면 그건 수십 년간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재산이 100억 달러에 달하며, 현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물가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연준 내에 인플레에 강력 대응하자는 매파 성향의 세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금리를 강하게 올려야 오히려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미국은 침체를 피할 지 모르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신흥국엔 큰 타격이 올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는 일단 안도했습니다. 이날 깜짝 놀랄 일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 코로나, 인플레, 실적 악화 등 월가 앞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습니다. 항상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투자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