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신항에 접안한 선박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News1

정부가 네달 연속 경기 둔화 우려를 나타냈다.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출·투자가 얼어붙고, 수출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경기둔화 우려를 처음 제시한 데 이어 넉 달째 비슷한 분석을 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기조, 중국 봉쇄조치,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및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지속 중인 것으로 봤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의 8월 물가는 전문가 예상치(8.1%)를 웃도는 8.3%를 기록,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봉쇄로 올 겨울 유럽의 에너지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8월 물가(5.7%)는 7월(6.3%)보다는 0.6%포인트 낮아졌으나, 외부 요인에 급변동하는 석유・농산물을 뺀 근원물가(4.4%)는 전월(4.5%)보다 0.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커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7월 생산은 광공업이 전월보다 1.3% 줄며, 전(全)산업 생산도 0.1% 감소했다. 소매판매(-0.3%), 설비투자(-3.2%)·건설투자(-2.5%) 등 소비, 투자 지표도 저조했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7월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8월 주택 매매, 전세가격은 각각 전월보다 0.29%, 0.28% 떨어졌다.

다만, 개선되는 항목도 있었다. 7월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0.3% 늘었고, 8월 소비자·기업 등 심리지수도 전월보다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8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보다 80만7000명 증가했다. 7월(82만6000명)보다는 2만여명 줄었다. 실업률은 2.1%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