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생산 전기차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테슬라는 26일(현지 시각) ‘올해 2분기 매출 119억6000만 달러(약 13조7500억원), 순이익 11억4000만 달러(약 1조3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60억4000만 달러) 대비 2배 가까이 늘며 미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추정치(113억 달러)를 웃돌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1억400만 달러)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로이터는 “판매 호조가 글로벌 반도체 품귀·원자재 가격 급등을 상쇄하면서 매출·이익 모두 증권가의 추정치를 넘어섰다”고 전했고, AP통신은 “테슬라가 장기 생존 능력에 대한 의문을 없애고 선두주자로서 위치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2.21% 오른 657.62달러로 마감했고, 실적 발표 이후 장외 거래에서 2% 이상 올랐다.
테슬라의 사상 최대 실적에는 중국 현지 생산차량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전세계에서 20만5421대를 생산, 20만1250대를 고객에 인도했다. 테슬라는 이번 분기 발표에선 지역별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에 따르면 2분기 테슬라 중국 판매대수는 약 9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테슬라 매출 중 자동차 부문 매출은 102억1000만 달러(약 1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8.4%로, 최근 1년 중 가장 높았다.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어치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2분기 중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고, 시세 하락으로 2300만 달러(약 265억원)의 손실을 냈다. 테슬라의 주 수익원이었던 탄소 배출권 판매도 2분기 3억5400만 달러(약 4000억원)로 지난 1분기(5억1400만 달러)보다 줄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와 물류 대란도 실적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호조와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늘면서 각종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